[뉴스핌=박미리 기자] 국내 필러 제조사들이 국내에 이어 해외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필러는 충전제(Filler)라는 뜻에서 알 수 있듯, 주름이나 함몰된 부위에 충전제 성분을 주입하는 주사제 형태의 의료기기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미용' 목적의 수요가 지속 늘어나는 추세라는 점에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26일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성형용 필러 수출액은 2016년 873억원으로 지난 5년간 연평균 215% 성장했다. 2016년 기준 국내 필러 제조사들이 수출하는 국가는 총 68개국. 이중 중국이 81%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필러 제조사들이 해외시장 문을 두드리는 것은 가파른 성장세 덕분이다. 전 세계 필러시장 규모는 2015년 14억1000만달러(한화 약 1조5000억원)로 추정되며, 2025년에는 33억달러(3조5000억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선두주자는 2011년 국내 최초로 히알루론산 필러 '이브아르'를 출시한 LG화학이다. 국산 필러 중 가장 빠른 2013년 해외시장(중국)에 진출, 현재 유럽·남미 등 25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글로벌 제약사 갈더마에 이어 두 번째로 판매 허가(수입)를 받았다.
<사진=LG생명과학> |
LG화학 관계자는 "중국에 출시된 필러 브랜드 중 가장 많은 라인을 갖추고 있다"며 "판매수량 기준으로 2016년부터 현지 1위를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힘입어 2016년 LG화학의 국내외 필러사업 매출도 580억원으로 2년 전보다 176% 증가했다.
휴메딕스는 2015년 자체 개발한 히알루론산 필러 '엘라비에'를 세계 2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LG화학에 이어 2015년 두 번째로 중국 판매 허가를 취득하며 필러 수출을 시작했다. 현재는 러시아, 베트남, 브라질 등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늘려나가고 있다.
이는 휴메딕스 매출 성장에도 크게 일조했다. 2016년 매출 471억원으로 2년 전보다 61% 증가한 것. 필러사업 비중은 29%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 제천에 제2공장을 준공, 필러 생산역량을 1000만개(기존 72만개) 늘리면서 공격적인 영업을 예고했다.
메디톡스는 2013년 히알루론산 필러 '뉴라미스'를 출시했다. 현재까지 러시아, 멕시코 칠레 등 세계 22개국에서 시판 허가를 받았고, 수출국가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2015년 중국 블루미지바이오테크놀로지사와 합작사를 설립해 중국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그밖에 휴젤은 '더 채움', 동국제약은 '벨라스트', 파마리서치프로덕트는 '리쥬란' 등의 브랜드 필러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이중 파마리서치프로덕트는 최근 아모레퍼시픽 '에스트라'의 필러사업 부문을 양수, 공격적인 해외 진출 의지를 다졌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필러는 전 세계에서 미용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성장 잠재력 높은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면서도 "다만 진입장벽이 보톡스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