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현 기자] "지난해 8월 2일 부동산대책 발표할 때 집 많이 가진 사람 불편해질 거라고 말씀하셨죠? 근데 고위 공직자들 중 장관님(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포함해 다주택자가 많습니다. 파실 거에요?"
지난 31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오신환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이같이 물었다. 이에 김 장관은 "정리해야겠죠. 제 문제에 대해서도 조만간 발표할 기회가 있으면 말씀 드리겠다."고 답했다.
정부의 강도 높은 다주택자 규제에 정부 참모들과 여당 의원들도 눈치를 보고 있다.
◆ 눈치 보이는 다주택 장관들...박능후 강경화 3채, 김영주 김상곤 2채 보유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말 서울 홍은동 빌라를 팔아 1주택자가 된 상황인 만큼 이들이 다주택 보유를 고집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이 공개석상에서 이같이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1일 오후 서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하지만 여전히 정부 내각에는 다주택자가 많다. 국회 인사청문회 재산 내역에 따르면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서울 영등포구에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서울과 경남에 주택을 3채 보유하고 있고,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서울 강남과 경기 성남에 아파트를 두 채 가지고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경기도에만 주택 3채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경기 고양시와 연천군에 아파트와 단독주택을 가지고 있다.
◆ 민주당 의원 상당수가 2채 이상 보유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에 발맞춰 과세 강화 방안 등을 내놓고 있는 여당에서도 다주택자가 많다.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는 매년 3월 고위공직자의 재산 변동 사항을 공개한다.
지난해 3월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서울에 본인 명의로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두 채 보유하고 있다.
오제세 의원은 본인 명의로 5채의 주택을 가지고 있다. 금태섭 의원과 민병두 의원, 유승희 의원 등도 다주택자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상황이 이렇자 주택을 여러채 보유한 정부 내각과 여당 의원들도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정부에서는 관련 인사들이 최근 주택을 일부 처분하고 있는데 대해 "강제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야권 관계자는 "이번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해 강력한 규제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에서 청와대 참모들이나 여당 의원들부터 솔선수범하라는 목소리가 많았다"면서 "여론이 있으니 똘똘한 한 채를 남겨두고는 처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