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1분기 장단기 국채 발행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미국이 국채 발행을 늘리는 것은 금융위기로 침체를 맞았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가뜩이나 국채 수익률 상승 추이가 뚜렷한 가운데 공급 물량 확대 소식은 투자자들의 매도를 더욱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사진=AP/뉴시스> |
31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미국 재무부가 1분기 장기물 국채 발행액을 660억달러로 확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17 회계연도 예산 부족액이 6657억달러에 달한 가운데 올해 법인세 인하로 인해 수치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세제개혁에 따라 앞으로 10년간 세수가 1조5000억달러 줄어들게 된 데다 메디케어와 그 밖에 사회보장 프로그램, 인구 고령화 관련 사업으로 인한 지출이 늘어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연방준비제도(Fed)의 4조5000억달러 규모 대차대조표 축소도 재무부의 국채 발행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보도에 따르면 재무부는 다음주 3년물 국채를 260억달러 규모로 발행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11월 240억달러에서 10% 가량 늘어난 수치다.
10년물 발행 규모도 230억달러에서 240억달러로 확대했고, 30년물 발행액이 150억달러에서 160억달러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발행 총액이 지난해 11월 620억달러에서 660억달러로 증가한 셈이다. 재무부는 이와 함께 2년물부터 30년물까지 장단기 국채 모두 발행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앰허스트 피어폰트 증권의 스티븐 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미국 재무부가 국채 발행 규모를 앞으로도 꾸준히 늘려야 할 것”이라며 “이 역시 앞으로 2~3년 이후 세수 부족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재무부가 2분기에도 420억달러 규모로 국채를 발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743%까지 오르며 2014년 이후 최고점을 다시 갈아치웠다. 국내외 투자 수요가 위축되는 가운데 발행 증액 움직임은 수익률을 추가로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