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 광주은행 등 5개 은행의 채용비리가 금융감독원에 의해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이들을 검찰에 고발하고, 수사 결과에 따라 당시 행장을 비롯한 관련자에 대한 해임 요구까지도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채용비리가 있었던 2015년~16년 은행장을 맡았던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행장 겸임), 김한 JB금융지주 회장(광주은행장 겸임),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대구은행장 겸임),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이 사정권에 있다. 성세환 전 BNK금융지주 회장(부산은행장 겸임)은 시세조정 혐의로 현직에서 물러나 재판을 받고 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채용비리 정황이 드러난 5개 은행을 모두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특히 정부가 채용비리에 대한 엄단 의지를 밝히고 있어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대규모 징계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다. KB국민은행의 채용비리가 이뤄진 2015년 당시 윤 회장은 행장을 겸임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채용비리에 대해 직접적인 책임자이기도 하다.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필기전형 최하위권(840명 중 813등)이던 윤 회장의 조카에게 2차면접을 통해 최고등급을 부여해 최종 합격시켰다. 윤 회장은 지난해 11월 연임에 성공한 후 행장과 회장직을 분리했다.
KEB하나은행의 채용비리는 지난 2016년 신규채용시 집중적으로 이뤄졌다고 금감원이 밝혔다. 사외이사 관련자나 하나카드 사장의 지인 자녀의 면접점수를 임의 조작하는 등 특혜채용만 6건에 달한다. 이 외에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위스콘신대 등 특정 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점수 조작도 7건에 달한다. 당시 행장은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다.
이외에도 당시 광주은행장을 겸임했던 김한 JB금융지주 회장, 대구은행장을 겸임 중인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도 모두 금감원의 사정권이다. 광주은행에서는 인사담당 부행장보가 자녀의 2차 면접에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사례가 적발됐다. 부산은행은 여성 합격 인원을 임의로 늘려 전 국회의원의 딸을 포함해 2명을 합격시켰다. 성세환 전 BNK금융지주 회장(부산은행장 겸임)은 시세조정 혐의로 현직에서 물러나 재판을 받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정부가 채용비리 관련 공기업에 대한 기관장 해임 등 강력한 엄단 의지를 밝히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중징계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번 사안이 금감원의 ‘잠정 결과’로 검찰의 수사 및 재판 과정에 따라 결과가 뒤집힐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KB금융지주 측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채용과 관련하여 논란이 되고 있는 직원들은 정상적인 기준과 절차에 의해 채용됐다”며 “향후 조사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