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지나‧양태훈 기자] LG이노텍 구미공장의 카메라모듈 생산라인 일부가 작업을 멈췄다. 이 과정에서 1개월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왔던 단기계약직들을 감원하면서 마찰을 빚고 있다.
아이폰X 등 애플의 판매부진으로 부품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청와대 국민청원란에 올라온 LG이노텍 단기계약직 계약해지 관련 국민 청원.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
2일 LG이노텍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의 구미 생산라인 중 일부 라인이 가동을 멈췄다. 생산량 감소로 인해 해당 라인의 인력 중 단기계약직에 대한 계약도 해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미 생산라인 물량이 원래 계획보다 많이 줄었다"면서 "예전 아이폰에 물량을 넣었을 때는 생산 용량을 최대치로 돌렸는데 지금은 그 중 일부 라인이 멈췄다"고 전했다.
현재 LG이노텍 구미공장에서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2016년 애플은 아이폰에 들어가는 듀얼카메라 모듈을 LG이노텍과 일본 소니에서 납품받았지만 일본 구마모토 지진으로 소니 공장에 문제가 생기자 LG이노텍이 그 물량까지 감당하게 됐다.
이에 LG이노텍은 구미 공장에 애플 전용 라인을 만들어 애플 납품 물량을 맞춰온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라인 인력들은 1개월 단기 계약으로 매월 계약을 갱신해왔다.
부품 제조사들은 일반적으로 생산 물량 오더를 받으면 정규직이 감당할 수 없는 물량에 대해 단기 계약직을 고용해 제품을 생산한다.
이에 지난해 9월말 기준 LG이노텍의 카메라모듈을 생산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문 기간제 근로자 수는 3169명으로 전년 같은 시점 616명 대비 5배가량 급증했다.
권동철 구미시 노동복지과 계장은 "LG이노텍은 매년 애플 물량에 대비해 비정규직을 채용해왔다"라면서 "구미시 일대 제대 군인이나 구직자들이 LG이노텍과 단기 근로 계약을 맺어 공장에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분주하게 돌아가던 LG이노텍의 구미 공장 분위기는 최근 반전됐다. 업계에 따르면 구미공장에 단기계약직으로 투입됐던 계약직 근로자들이 최근 회사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란에 글을 올린 한 청원자는 "LG이노텍이 작년 인원 부족으로 심지어 면접도 보지 않고 단기계약직을 뽑더니 이제는 현장관리자 마음에 드는 사람만 남겨두고 계약해지를 진행하고 있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청원에 동의한 또 다른 계약 직원은 "근무했던 C4공장의 경우 대략 80% 이상 계약직원들이 1월말 기준으로 계약이 만료됐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아이폰에는 LG이노텍의 듀얼카메라 모듈, 3D 센싱모듈 등이 들어가는데 아이폰 원가에서 카메라 모듈이 차지하는 비중은 15%로 크다"면서 "아이폰이 안팔리면 LG이노텍 생산량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X 1분기(1~3월) 생산량을 당초 계획의 절반인 2000만대로 줄일 방침을 세우고 각종 부품 공급업체들에도 이러한 사실을 통보했다.
여기에 LG이노텍은 지난해 9월부터 카메라 모듈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베트남 하이퐁 소재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했다. 현재 공장의 일부만 가동된 상황이고, 올해 상반기 중 본격 가동된다.
LG이노텍 관계자는 "구미공장 일부 단기계약직들에 대해 계약이 만료된 후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은 맞지만 회사 상황상 어쩔 수 없는 조치"라며 "1분기 구미공장 가동이 준 것은 비수기의 영향이 있고, 베트남 공장 가동과 연결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