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고용 지표가 뉴욕증시에 화근이 됐다.
시간당 평균 임금이 2009년 이후 최고치로 뛴 데 따라 인플레이션 우려가 증폭, 금리인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국채 수익률이 치솟은 한편 주가가 가파르게 떨어졌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지난해부터 갖가지 악재와 버블 경고를 외면했던 뉴욕증시가 금리 상승 앞에 무력해진 모습이다. 주간 기준으로 뉴욕증시는 2년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2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665.75포인트(2.54%) 하락한 2만5520.96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59.85포인트(2.12%) 떨어진 2762.13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도 144.92포인트(1.96%) 밀리며 7240.9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1월 고용 지표는 호조를 이뤘다.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20만건으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시장의 눈길을 끈 것은 임금이다. 1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연율 기준으로 2.9% 상승했다. 이는 미국 경제가 금융위기로 인한 침체에 빠져들었던 2009년 이후 최대 폭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임금 상승이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을 재촉할 수 있는 요인이다.
이날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 초반부터 강하게 상승해 2.84%까지 뛰었다. 지난해에 이어 약세 흐름을 지속했던 달러화는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각각 0.4%와 0.7% 상승했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이번 고용 지표에서 기업들이 숙련된 기술을 지닌 근로자를 영입하기 위해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고, 이로 인해 임금이 상승하는 상황이 확인됐다”며 “이미 인플레이션이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어 제롬 파월 신임 의장 하의 연준이 경기 과열을 용인할 것인지 아니면 긴축을 가속화할 것인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날 30년물 국채 수익률이3.0% 선을 뚫고 오른 가운데 투자자들은 앞으로 수익률이 3.0~3.25%에서 움직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종목별로는 IT 섹터의 주요 종목이 약세를 보였다. 애플이 아이폰X 판매 부진을 악재로 4% 선에서 급락했다. 월가 애널리스트 사이에 전반적인 스마트폰 판매가 위축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 역시 4분기 시장 예상치에 미달한 실적으로 인해 5% 이상 밀렸다. 반면 아마존은 4분기 실적에 대한 축포 속에 3% 상승했다.
이 밖에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1월 소비자신뢰지수 최종치가 95.7로 전월 95.9에서 완만하게 하락했고, 12월 공장 주문은 전월 대비 1.7%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1.5%보다 큰 폭으로 개선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