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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타 AI '티레이더', 갑작스런 변수에 '미흡한 대응'

기사등록 : 2018-02-0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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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액분, 셀트리온 부정적 리포트, 신라젠 변동성에 반박자 느려
유안타 영업점 직원 "티레이더 분석 신호는 참고 지표로 활용해"

[뉴스핌=김민경 기자] 개인투자자들에게 매수·매도 타이밍을 기상예보로 알려주는 유안타증권의 자칭 인공지능 트레이딩시스템 '티레이더'. 프리미엄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양질의 콘텐츠를 찾는 고객이 늘면서 지난 한 해만 1만2000명 이상 가입자수가 많아졌다.

하지만 성과는 만족스럽지 않다. 최근 티레이더의 성과를 살펴보니 매매 타이밍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예상치 못한 외부 변수에 한 발 늦은 시그널을 보내는 등 특정 이벤트나 모멘텀 발생시 판단력이 흐리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안타증권의 티레이더는 특허를 받은 인공지능 투자 시스템을 이용, 투자자들에게 자문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기업가치(실적), 수급, 기술적 지표(차트) 등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분석해 매매타이밍을 제시한다. 유안타증권은 "시장 심리와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객관적 시장 판단으로 상승/하락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투자전략 수립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티레이더를 이용하려면 프리미엄 수수료를 내야 한다. 모바일은 일괄적으로 0.1%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HTS를 이용하는 경우 ▲50만원 미만 0.35% ▲50~300만원 0.15%+1000원 ▲300만원 이상 0.065% 등 차등 부과된다. 최근 증권사들이 수수료 면제를 내세우며 저가 전략을 펼치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하지만 티레이더에 대해선 여전히 수수료값을 못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안타증권 강남에 소재한 지점의 한 직원은 "정확도는 고객 판단이다. 참고만 하는게 좋다"고 냉정함을 유지한다. 앞서 다른 한 증권사는 몇년 전 티레이더와 유사하게 신호등을 활용한 투자 자문 서비스를 검토하다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철회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주가(60분봉 기준) 숫자가 클수록 강력한 매수 신호다. <자료=유안타증권 티레이더 HTS>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봤다. 지난달 31일 액면분할을 결정한 삼성전자는 한때 270만7000원(8.7%)까지 올랐다 막판 249만5000원(0.2%)으로 장을 마쳤다. 티레이더는 60분봉 기준으로 이날 종일 '햇빛'을 유지하다가 장이 끝날 때쯤 '안개'로 투자의견을 바꿨다. 당일 삼성전자 거래량 급등에 호기심이 생긴 투자자들이 티레이더의 30분봉만을 보고 투자했다면 몇시간만에 1주당 최고 21만2000원(-7.83%)의 손실을 볼 수도 있었던 셈이다.

주식시장 시총 2위인 셀트리온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17일 노무라증권의 매도 의견으로 하루 만에 3만3900원(10%, 16~17일 종가 기준) 떨어진 셀트리온에 대해 티레이더는 계속 '햇빛' 의견을 보내다가 하락세가 종일 이어지자 당일 오후 '안개'로 투자의견을 변경했다. 액면분할이나 외국계 리포트의 경우 외부 변수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반영한 리스크 관리를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장내 가장 핫했던 신라젠에 대한 티레이더의 의견도 다르지 않다. 1월8일 9만3800원이던 신라젠은 다음날 장중 11만9200원까지 터치하며 급등했다. 이튿날 차익실현 매물이 많아지면서 다시 9만8000원대로 떨어진 신라젠 주가는 3거래일동안 보합세를 기록했다. 티레이더는 9일 주가가 급등하기 직전 '안개'을 '햇빛'으로 전환, 주가가 하락한 다음날에도 계속 매수고려 의견을 유지했다.

셀트리온 주가(60분봉 기준) 숫자가 클수록 강력한 매수 신호다. <자료=유안타증권 티레이더 HTS>

유안타증권은 "빅데이터 분석과 자체 로직을 통해 대략적인 매수·매도 타이밍을 제시하는 것 뿐 햇빛구간에서 산다고 해서 다 수익이 나고 안개구간에서 산다고 100% 손해가 난다는 시그널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시간대별로 제공하는 '오늘의 공략주' 수익성을 분석해보면 티레이더 매매타이밍 정확도는 최고 80%"라고 덧붙였다. 이어 "단순히 햇빛·안개 신호만 보고 매매하기보다는 티레이더에서 제공하는 분석 신호들을 활용해 투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변수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유안타증권은 티레이더 시스템을 계속 보완해나가고 있다. 최근 유안타증권은 포스콤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감성분석 서비스를 제공받기로 했다. 내달 중순 티레이더의 '감성레이더' 서비스가 개시되면 기업에 대한 예상치 못한 악재나 이슈에 대해서도 신호를 받을 수 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티레이더의 정확성은 기존 70~75%에서 최근 80%까지 상승했다"며 "인공지능 기반이기 때문에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고 시스템도 계속 보완을 거듭해가고 있다"고 답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 주식시장은 외국에 비해 투자자들의 심리가 많이 반영되는 특성이 있어 사실 예측이 더 어렵다"며 "투자에 대한 책임은 결국 투자자가 지기 때문에 자문이나 의견을 맹신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경 기자 (cherishming1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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