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피겨의 차준환이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혼신의 연기를 펼친다. <사진= 뉴시스> |
[뉴스핌=김용석 기자] '제2의 김연아는 내가 잇는다'
남자 피겨의 차준환(17·휘문고)과 여자 피겨의 최다빈(18·군포 수리고)이 ‘피겨 여제’ 김연아의 뒤를 잇기 위해 평창 무대에 오른다.
차준환은 잘생긴 얼굴과 연기로 여성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연예인급 외모이다. 그는 실제로 2007년 오리온 초코파이 CF에서 귀여운 꼬마로 나온 적이 있다. 한때 아역배우를 꿈꿨지만 이제는 아이스스케이트장에서 그의 꿈을 펼치게 됐다. 그만큼 연기력과 기량을 갖춘 선수다.
차준환은 ‘남자 김연아’라는 별명이 있다. 만 12세에 트리플 5종(살코·토루프·루프·플립·러츠) 점프를 한데 이어 만 14세에 트리플 악셀(3회전 점프)과 쿼드러플(4회전 점프) 살코 점프까지 완성시켰기 때문이다. 4회전 점프는 최연소다.
15세때에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메달(銅)을 따낸 사상 첫 남자 피겨선수가 됐다. 한국 선수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메달을 따낸 것은 2005~2006시즌 '피겨여왕' 김연아(26)가 우승한 후 11년 만의 일이었다. 이때부터 그의 이름 앞에는 ‘김연아’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하지만 그에게도 예기치 않은 부상이 찾아왔다. 4회전 점프 훈련을 하다 발목과 고관절 부상이 악화됐다. 부츠까지 발에 맞지 않아 만족스러운 연기를 펼치지 못했다. 3차례의 피겨 올림픽 선발전 중에 있던 일이다. 하지만 그는 결단을 내렸다. 최종 선발전날 그의 특기인 4회전 점프를 포기하고 안정적인 연기를 택했다. 극적인 평창 티켓을 따낸 그의 승부수였다.
차준환은 김연아를 지도했던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아래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의 이규현 이후 16년만의 피겨 남자 부문 출전자이다.
여고생 최다빈은 하늘에 계신 어머니에게 메달을 바치겠다는 각오다.
어릴 적부터 그를 위해 뒷바라지 해온 어머니를 지난해 6월 잃었다. 암이었다. 대한민국은 최다빈 덕분에 올림픽 티켓 2장을 가져왔고 김하늘(16, 평촌중)도 이번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김하늘은 한국 대표팀중 최연소다.
다섯 살때 언니를 찾아 피겨와 인연을 맺게 된 최다빈은 고난도 점프인 트리플 럿츠-트리플 트루프 콤비네이션을 안정적으로 구사한다. 15세때 주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 4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수상해 김연아 이후 한 시즌에 주니어 그랑프리 2개 대회에서 메달을 딴 첫 한국 선수가 됐다. 이듬해에는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8위를 기록해 국제 시니어 무대에 데뷔했다.
지난해에는 하늘 높이 날았다.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 피겨 선수 최초로 금메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위에 올라 한국 여자 피겨 올림픽 출전권 2장을 획득했다.
하지만 갑자기 어머니를 여윈 슬픔은 소녀를 흔들었다. 사별후 그의 성적은 떨어졌다. 또 부츠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최다빈의 마음을 잡은 건 ‘작고하신 어머니’였다. 어머니가 모든 것을 버리고 그를 위해 헌신한 노력을 슬픔 때문에 저버릴 수는 없었다. 올림픽 최종 선발전에서 최다빈은 시즌 최고의 성적으로 티켓을 따냈다.
왼쪽 발에는 지난 시즌, 오른쪽은 2년전에 신었던 ‘짝짝이 부츠’로 해결했다. 오래된 신발이지만 발이 편안해줘 연기가 수월해 졌다. 어머니의 빈자리는 이모가 채워주고 있다.
지난해 어머니를 잃은 최다빈은 슴픔을 추스리고 평창 무대에 도전한다.<사진= 뉴시스> |
[뉴스핌 Newspim] 김용석 기자 finevie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