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민호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9일 방남한다.
북한의 김씨 일가를 뜻하는 이른바 '백두혈통'으로 분류되는 김여정의 방남 결정 배경을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사진 제공=통일부> |
◆ '백두혈통' 김여정은 누구
북한은 김일성 국가주석과 그의 부인 김정숙이 백두산 인근 지역에서 항일 독립운동을 했다는 점을 들며 '백두혈통'이라고 부른다.
김여정의 출생년도는 1897, 1988, 1989년 등 다양한 설이 있으며, 이를 근거로 29~31세 정도로 추정된다. 그는 김정일의 셋째부인인 재일교포 출신 무용수 고영희 사이에서 태어났다. 고영희는 김정철과 김정은, 김여정 등 2남 1녀를 낳았다.
김여정은 김정은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는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소에서 김정은을 수행하고 등장하면서 실명으로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여정은 2014년 11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을 시작으로 2016년 5월 중앙위원회 위원을 거쳤고,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에도 올랐다. 지난해 10월에는 북한 권력의 정치국 후보위원 반열에 올랐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과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뉴시스> |
◆'김정은 메시지' 들고 오나
김정은이 여동생 김여정을 평창 동계올림픽에 보내는 것을 두고 정부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통일부는 북한의 김여정 파견 결정에 대해 "다른 외국 정상의 가족들이 축하 사절단으로 파견되는 사례도 함께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측이 성의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여정 입장에서는 이번 평창 방문이 국제정치 데뷔무대라고 할 수 있다"면서 “미국에서 이방카 트럼프가 온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김여정 방남 결정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김정은의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메신저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북측이 성의를 보인 것으로 파악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해군 제1함대사령부 제3특전대대(UDT/SEAL) 대원들이 지난해 강원도 해안 일대에서 키리졸브(KR) 및 독수리훈련(FE)의 일환으로 적진을 침투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 여동생 내려보낸 김정은의 의도? '北 이미지 개선'vs'美 고위급과 접촉'
일각에선 김정은 위원장이 여동생을 보낸 것을 두고 반드시 '호재'는 아니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북한 전문가는 "일단 북한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 같지만 이를 명분으로 향후 한·미 연합훈련 중단에 대해 강하게 요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창올림픽 이후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되면, 북한은 경색될 남북관계의 책임을 우리 쪽에 넘길 가능성이 크다"면서 "평창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 모멘텀으로 삼으려는 한국 정부가 난처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측이 이날 통보한 고위급대표단에는 김여정 외에도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포함됐다.
[뉴스핌 Newspim] 노민호 기자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