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원진 기자] 무리한 해외 인수·합병(M&A)으로 막대한 부채를 떠안게 된 중국 HNA그룹이 미국 전역에 있는 건물 매각에 나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HNA그룹이 지난해 매입한 미국 뉴욕시의 한 건물 <사진=블룸버그> |
블룸버그가 입수한 마케팅 문서에 따르면 HNA는 지난해 22억1000만달러(한화 약 2조4013억원)를 들여 뉴욕시에 위치한 초고층 건물을 매입했다. 이는 뉴욕시에서 사무실 건물에 지불한 금액 중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이 기업은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건물을 매각할 계획이다. 미국 내 위치한 이 기업의 총 부동산 자산은 40억달러로 추정된다.
HNA의 건물 매각 소식은 기업의 급락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하이난항공사로 경영에 뛰어든 HNA는 해외 자산에 눈독 들이는 중국을 상징했다. 수 백억달러를 들여 기념비적인 건물을 매입하고 힐튼월드와이드홀딩스와 도이치은행AG 주식을 사들였다.
현재 HNA는 유동성 경색에 직면했다. 중국 당국은 HNA의 "비이성적인" 투자와 침체된 부동산 자산을 단속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말, 기업은 1850억2000만위안(약 31조7328억원)의 단기 부채를 졌다. 이는 HNA의 현 수익과 자산으로는 충당할 수 없는 금액이다.
JP모간체이스는 HNA의 무리한 건물 매입이 미국 내 큰 도시 회사 건물의 가격을 7년 간 무려 두 배 끌어올렸다고 꼬집었다. 이 결과 해외 바이어들이 투자를 철회함에 따라 부동산 시장은 침체됐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HNA는 호주 시드니 소재의 회사 건물을 블랙스톤그룹에 165만달러(약 18억15만 원)를 받고 매각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HNA는 불과 1년 전 18억달러(약 1조9638억원)에 매입한 홍콩 두 개의 토지를 매각하기 위해 외부 투자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리얼캐피탈애널리틱스는 전 세계에 HNA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자산이 약 140억달러(약 15조2740억원)라고 추산했다.
[뉴스핌 Newspim] 최원진 기자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