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영상 전문기자] 일본의 닛산(日産)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의 과도한 판매장려금(이하 장려금)에 발목을 잡히며 2017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에서 전년 대비 24%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닛산은 2017년도 실적 예상을 또 다시 하향조정하며 영업이익이 전년비 24% 감소한 5650억엔(약 5조6000억엔)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당초 예상을 800억엔(약 8000억원) 밑도는 수치다.
원인은 과도한 장려금을 지원하며 판매를 계속해 왔던 미국 시장에서의 수익 악화다. 신문은 “발밑에서는 장기금리도 상승하는 가운데 미국 리스크가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닛산의 미국 내 신차 판매 대수는 2016년 대비 2% 증가한 159만대를 기록했다. 미국의 신차 수요가 2% 감소한 가운데서도 판매를 늘렸다. 이게 다 장려금을 적극 지원한 덕분이다. 닛산의 장려금은 과거 1년 평균으로 1대당 4000달러(약 438만원) 이상. 3600달러(약 394만원) 수준인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돈다.
일본 요코하마에 있는 닛산 본사<사진=뉴시스> |
업계에서는 장려금에 의존한 판매는 한계에 이르렀다고 지적한다. 마쯔다의 후지모토 테츠야 상무는 “특히 중·소형 세단의 경우 이미 한계에 왔다”며, “지금보다 더 장려금을 올린다고 해도 판매 대수가 늘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장려금은 비단 닛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도요타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 영업이익이 4~12월 60%나 감소했다. 장려금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2017회계연도 전체로 장려금은 1400억엔(약 1조 4000억원)의 이익 감소 요인이 될 전망이다.
미국의 신차 판매 대수는 2016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엔저 효과도 점차 없어지고 있어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은 진짜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 국면에 서 있다.
닛산의 사이카와 히로토(西川広人) 사장 겸 최고경영책임자(CEO)는 8일 미국 시장 전략에 대해 “앞으로 2년간은 양적인 확대보다는 판매의 질을 높이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뉴스핌Newspim] 오영상 전문기자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