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이 한반도 정세의 커다란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 환추스바오)가 사설을 통해 한국의 주체적인 역할 강화를 촉구했다.
'평창의 꿈(夢)이 물거품이 되지 않으려면'이라는 제목의 환구시보 사설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한국이 더 이상 미국의 뜻에 끌려다니지 말고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평창선수촌에서 열린 개촌식에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비롯한 내빈들이 평화의 비둘기 풍선을 날리고 있다.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
환구시보는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를 통해 조성된 평화모드가 오늘 개막식을 시작으로 최절정에 달하게 됐다면서, 만약 한국이 외교 실력을 발휘할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면 한반도 평화를 위한 '평창의 꿈'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 매체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한 평화의 기회를 놓치는 것은 한반도와 국민에 대한 직무유기이자 평화의 가치를 유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8일 진행된 북한의 건군절 열병식이 시간과 규모 측면에서 과거보다 축소된 것은 평창 축제에 대한 북한의 성의 표시라고 평가하며, 한국에서도 올림픽 폐막 후 진행될 한미 군사훈련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이 전략적 변화의 신호를 보내왔고, 한국은 평양에서 던져온 변화의 '공'을 받아냈다고 현 한반도 분위기를 묘사하기도 했다.
동계 올림픽 폐막 후에도 지금과 같은 평화 모드를 이어가기 위해선 한국의 노력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 사설의 핵심이다.
환구시보 사설은 북한의 전략 변화와 이에 대한 한국의 적극적인 수용으로 한반도의 평화 기반이 조성되고 있지만 미국의 태도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에 동계 올림픽은 북한의 핵문제와는 별개의 스포츠 행사일 뿐이고, 올림픽 폐막 후 미국은 북핵 문제를 다시 들쳐내 '한반도 시계'를 다시 극도의 대립과 긴장의 상태로 되돌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카드'를 가진 주체는 한국뿐이고, 한국이 평창을 기회로 적극적인 미국 설득에 나서야 한다는 논리다.
마치 북한의 핵 포기를 관철할 주체가 없는 것처럼, 북한과의 대립적 사고를 포기하지 않는 미국에 변화를 촉구할 수 있는 주체도 없다면 오늘 평창에서 절정을 맞을 한반도의 꿈은 폐막과 함께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한국이 한반도 평화를 '자포자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임에도 그간 중요한 순간마다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워싱턴의 결정에 따라왔다면서, 이는 한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숙명에 대한 책임을 져버리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환구시보는 모두가 관습의 함정 속에서 무기력한 지금 한국만이 분위기를 전환시킬 수 있는 지렛대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평양'의 태도 변화에 '서울'이 화답해 '워싱턴'의 질주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이 시작된 만큼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서울이 더 이상 우물쭈물 하지 말고 마땅히 짊어져야 할 책임을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