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지나 기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사들의 대규모 투자로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들 역시 큰 폭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올해부턴 중국도 반도체 산업 장비 투자를 본격화 할 것으로 전망되며 국내 장비업체들 역시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국제반도체 장비재료협회(SEMI)의 '세계 팹(반도체 생산시설)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 반도체 장비 투자액은 역대 최고치인 570억달러(약 61조원)에 달한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국내 업체인 삼성전자(180억달러)와 SK하이닉스(55억달러)의 장비 투자가 전체의 41.2%에 달하며 전체 장비 시장의 투자를 주도했다.
이와 맞물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 비중이 큰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 역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원익IPS 지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09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144억원보다 7배 가까이 늘었다.
테스는 같은기간 256억원에서 580억원으로 127% 늘었고, PSK는 203억원에서 533억원으로 163% 증가했다.
한 반도체 제조업체 관계자는 "반도체는 무엇보다 투자가 가장 중요한 산업"이라며 "중국의 장비업체들은 기술이 한참 뒤떨어진 만큼 장비를 납품받을 때 주로 한국,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장비업체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반도체 제조사들이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반도체 장비업체들 역시 기대감을 안고 분주하기 움직이고 있다.
특히 중국이 지난해 건설한 반도체 제품 생산 시설에 대한 장비 투자가 올해부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테크윙, 주성엔지니어링 등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들 역시 중국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테크윙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한다. 이중 대만을 포함한 중국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45%를 차지하는 등 가장 크다.
성현동 KB증권 연구원은 "테크윙은 올해 2분기부터 인텔의 대련 팹 매출이 이뤄질 것"이라며 "중국 메모리 업체 매출 역시 가세해 추가적으로 고객사 다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대만을 포함한 중국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3분기 기준 30%로 전년 동기 11% 대비 3배 가량 늘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한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중국 반도체업체들이 한국산 장비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고, 올 하반기부터 중국 반도체 기업의 장비 수요가 본격화될 것"이라면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위기이자 기회"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장비업체 중 일부에게 중국에 납품하면 거래하기 힘들것이라고 엄포하기도 하는데 주성엔지니어링은 삼성과 거래를 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30조 투자 계획과 맞물려 원익IPS, 유진테크, 테스 등의 업체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장비업체들은 대형 글로벌 업체와 비교해 기업별 맞춤형 제작 기술이 뛰어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가 시작된다면 핵심 장비업체들은 내년 3분기부터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