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동진 기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고위급 대표단을 통해 제안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사 여부와 관련,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로 예정된 한미군사연합훈련의 중단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한미 양국은 평창올림픽, 평창페럴림픽이 모두 끝나는 3월 말 또는 4월 초에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당국간 사전 예비접촉 등을 가져야 한다는 측면에서, 미국에 연합훈련의 잠정 연기를 또 한차례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해군 제1함대사령부 제3특전대대(UDT/SEAL) 대원들이 지난 3월 20일 강원 동해시 해안 일대에서 키리졸브(KR) 및 독수리 훈련(FE)의 일환으로 적진을 침투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앞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지난 10일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의 친서 전달과 함께 이른 시일 내 평양을 방문해줄 것을 구두로 공식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며 확답은 하지 않았으나 사실상 수락한다고 답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그동안 제2의 6.15 시대를 강조한 만큼 6월 15일이나 광복절인 8월 15일 등이 남북정상회담의 날짜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북한이 경계하고 있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평창올림픽 이후 실시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연합훈련이 6월 15일, 8월 15일 이전에 진행될 경우 북한은 우리 측에 성의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며 돌연 정상회담 제의를 거둬들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부 외신들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평양에 공식 초청했다며 "한국이 북한의 초청을 수락하면 미국과의 불화를 만들 수 있고, 초청을 거절하면 남북 간의 해빙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한반도 관계를 단단히 할 기회"라면서 "미국이 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틸러슨 국무장관이 지난 6일 한미 연합훈련을 연기한 것에 대해 "올림픽은 안보가 중요한 만큼, 한국이 올림픽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연기한 것"이라며 "올림픽 이후 연합훈련을 실시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재확인했다.
이에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지난 7일 "대규모적인 합동 군사연습을 재개한다면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는 또 다시 엄중한 파국 상태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면서 양측간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남북정상회담 조성을 위해 문 대통령이 미국 측에 연합훈련을 연기 또는 축소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9일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연기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한미 군사훈련은 예정대로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주권 문제, 내정 간섭"이라고 즉각 반박했지만. 한미 연합훈련 문제가 향후 중요하게 부상할 것임을 예고했다.
[뉴스핌 Newspim] 장동진 기자 (jangd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