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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VS네이버부동산, 기싸움에 이용자만 골탕

기사등록 : 2018-02-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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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 대형 포털서 매물 빼...이용자 불편 토로
지난해 허위매물 신고 건수 총 3만9267건..정확성과 신뢰성이 관건
한방 앱 이용자 불만 증가..정보제공 미흡, 화면속도 느려 불편 토로

[뉴스핌=김신정 기자] #최근 이사갈 집을 구하고 있는 A씨는 매일 네이버 부동산 사이트에 들어가 매물 시세를 알아보고 있다. 그러던 중 2주 전부터 매물이 많이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상하게 생각한 A씨는 한 중개업소에 전화를 걸어 주변 지역 전세 시세를 묻다가 네이버 부동산에서 매물 정보가 빠진 이유를 듣게됐다. 공인중개사협회와 대형 인터넷 포털의 기싸움 때문이란 것. 꼼짝없이 발품을 팔아 매물을 알아봐야 하는 A씨는 한숨이 나왔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공인중개사협회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네이버, 다음 부동산 사이트와 직방, 다방 부동산 정보업체로부터 매물 정보를 서서히 빼면서 이용자들의 원성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대형 포털 부동산 사이트를 통해 적정 지역과 가격대를 정확히 알아볼 수 있었지만 매물 정보가 점차 빠지면서 일일이 먼 곳까지 발품을 팔아 새로운 집을 알아봐야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일부지역을 비롯해 경기도 일산 동구와 서구, 고양시 삼송과 능곡 재개발 지역 매물은 네이버 부동산에서 거의 빠졌다. 

공인중개사협회는 지난달부터 기존 포털과 부동산 정보업체에 제공하던 매물을 빼고 자체 제작한 부동산 정보 어플리케이션(앱)인 '한방'에 몰입한다는 방침이다. 회원인 중개사들이 한방에 매물을 올릴 경우 광고비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되는 잇점을 강조하고 있다.

중개사협회는 앞으로도 회원들을 독려해 포털에서 매물을 빼고 '한방'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사진=한방 홈페이지>

공인중개사협회와 네이버의 '기싸움'의 표면적인 이유는 허위 매물 때문이다.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이른바 '미끼 매물'을 게시한 중개업소가 많아지면서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허위매물 신고 건수는 총 3만9267건에 달했다.

이렇다보니 네이버 부동산은 부동산 정보업체 사이에 검증센터를 두고 철저한 매물 검증을 하고 있다. 매물을 내놓은 집주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실확인을 하는 2차 검증도 도입했다. 

공인중개사협회는 자체 앱을 강화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방'을 강화하면 네이버, 다음과 같은 대형 포털에 의존도를 줄이고 협회의 시장 장악력도 높일 수 있는 효과를 노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중개사협회와 포털의 기싸움에 정작 골탕을 먹는 것은 이용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만들어진지 얼마 안된 '한방' 앱을 써본 이용자 사이에선 불편을 토로하는 의견이 늘고 있다. 한 온라인 부동산 카페에는 "정보제공이 미흡하다", "화면 속도가 느리다. 잘 멈춘다"의 비판성 글이 올라왔다.

실제 한방을 사용해 본 B씨는 기존 부동산 포털에 비해 정보와 배치도 측면에서 열악하다고 토로했다.

B씨는 "휴대폰으로 '한방' 앱이라는 곳을 찾아 들어가 사용해 봤는데 매물 위치를 확인하기 위한 지도 확대와 축소 면이 잘 작동이 안될 뿐더러 정보제공도 열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네이버, 다음 부동산 사이트는 믿고 볼 수 있었다"며 "이제는 일일이 현장으로 직접 가 중개사를 통해 알아 볼 수밖에 없게 됐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중개사협회는 올해 약 17억원을 들여 한방을 대중에게 알리는 TV광고를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타 부동산 정보업체인 직방과 다방보다 낮은 이용자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내년에는 20억원의 추가 광고 예산을 책정하고 회비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회원사인 공인중개사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A공인중개업자는 "일반인 중에 한방 앱을 보고 찾아오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협회는 여전히 현실을 외면한 채 '한방'에 매달리고 있다"며 "이를 이유로 회비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협회의 주장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중개사협회도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한방'의 허위 매물을 확인해 삭제 조치하고 문제시 삼진아웃제를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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