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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최유리 기자] 채용 비리로 홍역을 치른 우리은행이 올해 5월로 예정된 상반기 공개채용부터 전 과정을 외부 업체에 맡긴다. 서류심사 필기시험 외부면접관 섭외 등을 담당할 채용전문업체를 늦어도 내달까지 공개입찰을 통해 선정할 예정이다. 공개 입찰로 외부 업체를 선정하고, 채용을 위탁하는 것은 은행권에서 처음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13일부터 채용업무를 맡길 대행업체 선정작업에 돌입했다. 늦어도 내달까지 업체 선정을 마치고 상반기 신입행원 공채부터 이 업체가 채용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오는 23일까지 제안요청서(RFP)를 받은 후 업체별 제안서 발표와 참여 인력 인터뷰 등 프리젠테이션(PT) 과정을 거친다. 공개 입찰을 통해 선정된 전문 업체 2곳이 각각 채용 대행과 외부 면접관 섭외를 맡는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2차 임원 면접에 참여하는 내부 임원을 3명에서 1명으로 줄이고 외부 인사 2명을 참여시켰다. 외부 면접인 섭외를 전문업체가 담당하는 것이다. 전문성을 검증하는 동시에 외부 인사를 통한 청탁이나 비리 가능성 자체를 없애기 위해서다.
채용 대행을 담당할 다른 전문업체는 서류 심사와 상반기부터 부활하는 필기시험 전형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필기시험을 치르다가 2008년부터 블라인드 채용으로 바꾸면서 폐지했다.
전문업체 선정 기준은 전문성과 도덕성이다. 최근 3년 이내에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 상장법인의 채용 위탁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고,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지 않은 업체가 대상이다. 업체나 대표자가 신용정보원의 불량거래처 등으로 등재돼 있거나 세금을 체납한 곳도 제외된다.
우리은행이 공개 입찰로 채용 전 과정을 맡길 외부 업체를 선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대학별 채용 설명회 등 일부 과정만 대행업체에 맡겼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2016년 신입사원 공채'에서 금융감독원과 국가정보원, 은행 VIP 고객의 자녀와 친인척 37명을 특혜채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광구 전 행장이 자진 사퇴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채용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장안호 국내부문장을 직무에서 배제했다. 이에 지난 9일 이동연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이 국내부문장 대행을 맡도록 하는 인사명령을 내렸다.
채용 비리 여파가 커지면서 우리은행은 인사 시스템을 개편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내부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TF를 중심으로 채용 과정을 점검해 필기시험 부활, 채용 과정 외부기관 위탁 등이 담긴 인사 시스템 혁신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채용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공개 입찰로 외부 업체를 선정하게 됐다"면서 "상반기 공채가 매년 5월에 진행된 것을 감안하면 상반기 공채부터 외부 기관을 통해 채용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