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평창특별취재팀 ] '빙속 여제' 이상화 선수가 마지막 올림픽 무대인 평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3연패 대업 달성엔 실패했지만 그의 질주는 어느때보다 아름다웠다. 경기 후 이상화는 눈물을 왈칵 쏟았다.
18일 강릉스피드스케이드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에서 이상화는 37초33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4년전 소치에서 기록한 37초28에 버금가는 좋은 기록이었다.
이상화가 18일 오후 강원도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 결선을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
하지만 이상화보다 한조 앞서 경기를 펼친 '숙명의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가 36초95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출발선에 선 이상화는 상의 지퍼를 한번 만지작거린 후 스케이트날을 빙판에 두번 내리쳐 자세를 잡았다.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신호와 거의 동시에 치고나간 100m 기록은 이상화가 10초20으로 고다이라 나오(10초26)보다 빨랐다. 출발 위치도 본인이 선호하는 아웃코스였다. 마지막 코너 진입 전까지 이상화는 나오보다 0.2초 앞서 있었다.
그러나 코너를 빠져나오면서 실수가 있었다, 스케이팅이 느려졌고 결국 마지막 직선주로에서 폭발적인 스퍼트를 보인 고다이라 나오의 기록보다 뒤쳐지고 말았다.
경기를 마친 이상화는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관중들은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이상화는 간이 시상식을 앞두고서야 미소를 되찾았다. 고다이라와 어깨동무한 채 한동안 경기장을 돌았다.
시상식 후 이상화는 취재진에게 "초반에 빠르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마지막 코너를 실수한 것 같다. 주체할 수 없는 스피드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을 해본 적이 없어 (이렇게 많은 한국 응원단의) 환호를 듣는게 새로웠고 재미있었다"며 "올림픽에 처음으로 부모님이 현장 응원을 오신 것도 힘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소치 이후 (부상을 겪으면서) 낮은 위치에서 편하게 준비했다. 결과는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으니 많은 격려를 부탁드린다"며 ""경기 끝나고 고다이라 나오 선수와 서로 배울점 많다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한편, 이상화와 함께 김민선, 김현영 선수가 출전했다.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김민선은 38초53으로 16위, 김현영은 38조25으로 12위를 각각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