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 경제가 확장세를 보이면서 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정부가 감세 등 확장적 재정정책을 실시하는 것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미국 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정부 재정상황이 과거 쌍둥이 적자(경상수지 적자와 재정수지 적자가 동시에 일어난 상황) 시절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 정책이 미지의 영역에 들어서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과거 미국 경제가 확장기를 맞을 때는 의회에서 세금을 올리고 정부 지출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응했었다"며 "현재는 상황이 반대(감세 및 정부지출 증가)로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GDP 대비 이자비용 비율 <자료=블룸버그> |
골드만삭스는 "미국 정부 부채의 평균 만기는 약 6년"이라며 "미국 국채금리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웃돌 만큼 오르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만약 그렇게 된다면(국채금리가 경제성장률보다 높아진다면) GDP 대비 부채 비율(ratio of debt to GDP)도 상승할 것"이라며 "현재의 77%보다 더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또한 "확장적 재정정책이 지속된다면 2027년쯤 미국의 GDP 대비 순이자비용(net interest expense relative to GDP)이 1980년대 및 1990년대 초반 수준으로 급증할 것"이라며 "GDP 대비 부채비율도 100%를 넘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로써 "미국의 재정상황이 1940년대나 1990년대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은 1940년 이후 90여 차례에 걸쳐 국가부채 한도를 상향조정해 왔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0년대 중반에 미국 국채는 GDP를 초과하기도 했었다. 이어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 기간 중 미국의 GDP 대비 국채 비중이 증가한 것은 레이건 대통령 재임 중 확대된 쌍둥이 적자에 따른 것이다.
최근에는 미국 재정적자가 실제로 확대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2018 회계연도 첫 4개월(작년 10월~지난 1월) 재정적자는 1760억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했으며, 2013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는 다른 선진국 중에서 비교할 만한 대상으로 1970년대 벨기에, 1980년대 이탈리아, 1990년대 일본을 들었다. 이 세 나라는 모두 현재의 미국처럼 경제성장기에 확장적 재정정책을 실시했었다.
골드만삭스는 "벨기에와 이탈리아의 경우 이자 비용이 증가했던 탓에 정부가 재정감축을 실시한지 몇년이 지나서야 부채비율이 겨우 하락했었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