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근희 기자] 보툴리눔톡신(보톡스) 제제 업체들이 지난해 50%의 영업이익률을 올리며 고성장했다. 추가 투자 없이도 원재료가 늘어나는 보툴리눔톡신의 특성 덕분이다. 해외 시장 진출도 순항 중이다. 수출 비중은 70%에 이르고, 미국과 중국 등 대형 시장 진입에 속도가 붙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901억원, 매출 1812억원으로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영업이익률은 50%를 기록했다. 휴젤의 영업이익과 매출은 각각 1091억원과 182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55%에 이르렀다.
◆ '보톡스' 이익률 50% 초과
보톡스 업체들의 고성장은 매년 지속되고 있다. 2016년에도 메디톡스와 휴젤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56.4%와 50.9%를 기록했다. 국내 제약사들의 영업이익률이 10%대인 것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휴젤 관계자는 "미생물인 보툴리눔톡신의 특성상 고정비가 적게 들고 수익성이 높다"며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좋은 해외 판매가 증가한 것 역시 실적 향상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휴젤의 '보툴렉스'와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사진=각사> |
보톡스는 미생물인 보툴리눔톡신에서 독소 단백질을 분리 정제하고, 소량으로 나눠 만드는 제품이다. 원재료인 보툴리눔톡신은 살아있는 생물인 만큼 온도, 습도 등 환경 조건이 맞으면 자체적으로 증식한다. 추가 투자 없이도 원재료가 계속 늘어나는 것이다.
또 보톡스 제품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원재료 양도 아주 적다. 일반적으로 1개의 보톡스 바이알(약병)을 만드는데 보툴리눔톡신 5나노그램(1나노그램=10억분의 1g)이 들어간다. 원재료인 보툴리눔톡신과 초기 시설만 확보하면 이후 높은 수익성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 성장 중인 세계시장, 4조원 육박
수출이 증가한 것도 실적에 긍정적이었다. 휴젤의 지난해 누적 수출액은 1164억7660만원으로 전년 대비 72.4% 늘었다. 수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4%에 달했다. 이 회사는 현재 동남아, 일본 등 26개국에 보톡스를 수출하고 있다. 메디톡스의 수출 비중도 약 70%를 기록했다.
보톡스 업체들의 수출 증가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내 시장과 달리 해외 시장은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보툴리눔톡신 시장 규모는 약 4조원에 육박한다.
특히 업체들은 대형 시장인 중국, 미국, 유럽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이 달 '메디톡신(수출명 뉴로녹스)'의 중국 시판 허가신청(NDA)을 마쳤다. 국내 업체 중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르다. 업계에서는 판매허가가 나오기까지 1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휴젤은 올해 상반기 내 중국 임상시험 3상을 마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나보타의 중국 임상시험 3상 허가를 받았다.
미국 시장 진출은 대웅제약이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판매허가를 신청했다. 메디톡스와 휴온스의 미국 임상시험 3상은 연내 시작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김근희 기자 (k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