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단기물 국채 발행 금리가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웠던 발행 금리가 크게 치솟자 장 초반 내림세를 보였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로 돌아섰고,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하락 압박에 시달렸다.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
시장 전문가들은 10년물 수익률이 이르면 이번주 3.0% 선을 뚫고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따른 파장을 가늠하는 데 분주한 움직임이다.
20일(현지시각) 미국 재무부가 510억달러 규모로 발행한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이 1.64%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2일 같은 만기의 국채 발행 금리에 비해 6bp 뛴 수치다. 뿐만 아니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날 입찰률은 2.74배로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재무부는 또 6개월 만기 국채를 1.82%의 수익률에 발행했다. 이 역시 불과 8일 전 발행 금리 1.785%에서 상당폭 오른 수치다.
금융시장은 이날 국채 발행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장 초반 완만하게 하락했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bp 상승 반전하며 2.91%에 거래됐다.
뉴욕증시는 하락 압박을 받았다. 장중 다우존스 지수가 0.7% 내렸고, S&P500 지수 역시 0.2%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0.4% 올랐지만 상승폭이 장 초반에 비해 둔화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10년물 수익률이 이르면 이번주 3.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자산시장 전반의 리스크 선호 심리가 냉각, 또 한 차례 과격한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 2013년 12월을 끝으로 3.0% 선을 밟지 못했다. 수익률이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저항선을 뚫을 경우 월가의 포트폴리오와 신용시장에 작지 않은 충격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골드만 삭스는 이날 투자 보고서를 내고 트럼프 행정부의 과도한 지출이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려 중장기적으로 미국 경제 펀더멘털을 오히려 해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PGIM의 나단 쉬츠 이코노미스트 역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재정 정책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미국의 안전자산 입지가 흔들리면서 달러화 약세와 함께 국채 수익률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일부에서는 국채시장으로 저가 매수가 유입, 수익률의 가파른 상승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ING 그룹의 마틴 반 블리엣 채권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금융시장은 10년물의 3.0% 테스트를 기다리고 있다”며 “실제로 수익률이 저항선을 뚫고 오를 경우 대기 자금이 ‘사자’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달러화도 동반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가 0.5% 오른 가운데 달러화는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각각 0.6% 내외로 올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