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유수진 기자] 전기차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코발트 가격 급등으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코발트 다이어트'에 나섰다. 차별화된 기술로 코발트 비중을 줄이되 효용성을 높인 배터리를 개발, 원재료 가격 변동의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21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올해부터 코발트 함량을 줄인 NCM811 배터리 양산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NCM811은 니켈, 코발트, 망간의 비율이 8:1:1인 배터리로, 기존 NCM622에 비해 니켈 함량이 늘고 코발트는 줄었다.
전기차 배터리 연구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
SK이노베이션은 오는 3분기부터 현재 증설 중인 충남 서산 배터리 제2공장에서 NCM811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이 공장에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으며, 상반기 내로 공사를 마무리한 뒤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8월 NCM811배터리 개발에 성공, 주행거리를 늘리는 동시에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니켈 함량을 늘려 주행 거리를 확대하고 코발트를 줄여 생산원가를 줄인 것.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NCM811이 이전 제품보다 원료 수급이 원활하고 성능도 뛰어나다"며 "오는 3분기엔 양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LG화학도 분주히 NCM811 배터리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전기차용 NCM811 개발이나 양산 시기와 관련, "확인이 어렵다"는 게 공식입장이지만, 업계는 LG화학이 올해 내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웅범 LG화학 사장은 지난해 9월 NCM811과 관련, "SK이노베이션이 내년 3분기 양산을 시작하는데 우리는 그 전에 할 것"이라며 "전기차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삼성SDI는 니켈과 코발트, 알루미늄을 사용한 NCA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집중하는 NCM811은 장기적으로 보고, NCA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NCA의 니켈 함유량을 80% 이상까지 늘린 '하이니켈' 양극재를 개발하는 등 코발트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업계는 코발트 가격 상승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물량의 60%를 생산하는 콩고가 코발트를 전략 광물로 지정, 자원 국유화 조치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콩고정부는 지난 1월 통과된 광업법을 근거로 코발트를 수출하는 업체에 부과하는 세금을 기존 2%에서 5%로 올리고, 초과이득세 50%를 추가로 부과할 예정이다. 이 경우 코발트 생산업체가 부담해야 하는 세금이 10% 수준까지 늘게 되고, 판매 가격에 반영된다.
월별 코발트 가격. <자료=SNE리서치> |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주요 원재료인 코발트 가격은 최근 2년 새 3배 이상 폭등했다. 지난 2016년 1월 ㎏당 23.4달러 였던 코발트 몸값이 지난달 77.8달러로 껑충 뛴 것. 이달 들어서는 ㎏당 85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전달 대비 17% 상승한데 이어, 지난달 7%가 오르는 등 최근 가격 상승폭이 커져 업체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코발트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150% 올랐고 2년 전보다 250% 올랐다"며 "앞으로도 지속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유수진 기자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