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형락 기자] 올해 들어 롯데케미칼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다. 최근 52주 신고가도 기록했다. 석유·화학업종이 대체로 최근 국제유가 흐름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면서 2월들어 조정을 받고 있지만 롯데케미칼만 유독 강세를 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롯데케미칼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롯데케미칼은 전 거래일보다 2.43%(1만1000원) 하락한 44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는 다소 내려갔지만 전 거래일 롯데케미칼 종가는 45만3000원으로 종가 기준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의 오름세는 올해 초부터 본격 시작됐다. 2개월여간 34만원~37만원선에서 박스권을 보이던 주가는 올 1월 들어 우상향했다. 21일 종가는 올해 초 대비 22.6% 상승했다. 같은 날 코스피 화학 업종 주가가 연초 대비 1.4% 하락하고, 코스피 지수도 연초 대비 2% 떨어진 걸 고려하면 롯데케미칼 상승세가 돋보인다.
2월 들어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정유주를 중심으로 석유화학 관련주들이 대체로 하락세를 보인 반면 롯데케미칼은 상승세를 그대로 유지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배럴당 66.14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2월 들어 하락하다가 최근 소폭 반등했다. 유가가 떨어지자 S-Oil, GS,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정유주와 LG화학, 금호석유, 한화케미칼 등 주요 화학주가 함께 하락세를 보였다. 보통 유가가 떨어지면 석유·화학제품값도 같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석유·화학주 주가도 동반 하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SK이노베이션, S-Oil, 한화케미칼, LG화학, 금호석유 최근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
이런 상황에서도 롯데케미칼의 주가만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배경엔 '호실적'이 있다. 롯데케미칼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7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하락했지만, 시장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작년 연간 영업이익은 2조9000억원으로 연간 최대이익을 달성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이 3분기 저가 납사(naphtha) 투입 효과와 타이탄 실적 급증에 힘입어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실적 호조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요 제품 스프레드(원재료와 제품의 가격 차이) 회복 추세와 일회성 비용 소멸, 롯데 타이탄 증설 효과로 올해 1분기 최대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 환경규제 수혜를 볼 것으로도 기대됐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강화된 환경규제로 화학제품 공급량은 수요 대비 부족할 전망"이라며 "2월 중순 춘절 연휴 이후 본격적인 성수기에 진입해 제품가격 상승이 기대된다"고 했다.
배당 확대 기조 역시 주가에 긍정적 요소로 분석됐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주당 1만500원을 현금배당하기로 결정했다. 2016년 1주당 4000원의 현금배당과 비교하면 대폭 오른 금액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이 중장기 배당성향을 별도 순이익 기준 30%까지 상향하는 배당정책을 수립했다”며 “그동안 소극적 배당으로 인해 발생한 벨류에이션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형락 기자 (ro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