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영상 전문기자] 최근 가파르게 치고 올라가던 엔화 강세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1일 외환시장에서 엔화 환율은 달러 당 107엔대 후반으로 마감하며 엔고 기조가 꺾이는 모습을 나타냈다. 2월의 급격한 엔고 움직임은 미국의 임금 상승률이 계기가 됐다. 뒤이어 전해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시장 예상을 상회하면서 장기금리가 상승했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보통은 엔화 약세·달러화 강세가 진행될 상황이었지만, 시장은 트럼프 정권의 퍼주기 정책에 의한 재정 악화 불안으로 달러화 매도·엔화 매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제지표 호조로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기대감은 다시 높아지기 시작했다. 16일 발표된 1월 미 주택착공건수는 전월비 9.7%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1년 3개월 만의 최고치다.
시장에서 악재로 여기는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는 채권 시장의 인플레 예상을 나타내는 ‘브레이크이븐인플레율(BEI)’의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과도한 우려감도 점차 완화되고 있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의 야마구치 요이치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에 나쁜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으며, 한 대형 운용회사의 간부도 “미국 경제의 펀더멘탈은 양호하며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시장에서는 3~4월 경 달러 당 110엔까지 엔저가 진행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노무라증권의 이케다 유노스케 수석 외환 전략가는 “3월 중으로 110엔까지 엔저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야마구치 이코노미스트도 “4~6월 110엔을 목표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금융기관 일부에서는 향후 엔고 진행이 한정적일 것으로 보고 달러 자산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메이지야스다(明治安田) 생명보험은 1월부터 환헤지가 없는 미국 채권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달러화 표시 채권 투자는 엔화 매도·달러화 매수를 동반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엔저 재료가 된다.
향후 초점은 역시 미국의 금융 정책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오는 28일에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의회 증언이 예정돼 있다. 신문은 "발언 내용에 따라 시장이 금리 인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받아들이면 한층 엔저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Newspim] 오영상 전문기자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