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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 배후' 김영철 만나는 문 대통령…'북핵 해법' 기로에 섰다

기사등록 : 2018-02-2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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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통전부장 통일전선부장, 우리 국정원장·통일부 장관 합친 자리
천암함 폭침 배후로 알려져…보수세력 반발 거셀 듯
우리끼리 회담...미국에 맞서는 모양새 연출할 수도

[뉴스핌=정경환 기자]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에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을 내려보낸다.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실권자로서 김 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한반도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주목된다.

22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을 계기로 김 부장을 만날 전망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김 부장을 만나느냐'는 질문에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폐회식 25일에는 만날 것이다.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며 "장소는 아직 모르겠다"고 답했다.

앞서 북한은 이날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 참가를 위해 김 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한다고 남측에 통보했다. 대표단은 단장인 김 부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수행원 6명으로 구성됐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사진=뉴시스>

"김영철 통전부장, 국정원장·통일부 장관 합친 자리…최룡해보다 의미 있어"

김 부장의 방남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간 접촉 등 한반도 문제 해결과 관련해 의미있는 진전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김 부장은 북한에서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그런 인사가 한국에 대표단장으로 온다는 것은 북한의 화해 제스처가 그냥 말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일 수 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의 대남 총책을 맡고 있는 사람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국정원장과 통일부 장관을 합친 자리"라며 "최룡해가 오는 것보다 더 의미 있다고 본다. 최룡해는 와 봐야 의전만 하다 갈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홍 실장은 이어 "이 사람(김 부장)은 모든 것의 중심에 있다. 김여정을 보내는 정도의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북한이 김 부장을 보냈다는 것은 북측의 화해 제스처가 가식적, 기만적인 것이라기보다 진짜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안 하나하나를 진지하게 논의해서 돌파해 보자는 메시지"라며 "우리 정부도 내심 이번 만남을 잘 하면 남북관계가 좀 멀리 갈 수 있을 거라 기대할 것 같다. 5.24 조치까지도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다"고 강조했다.

"천안함 폭침 배후와 만나는 자체가 문제...보수세력 반발 각오해야"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부장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고위급 회담 등 계획에 대해 "아직 확정된 일정은 없다"며 "남북관계 발전과 화해 위한 그런 논의들은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다만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 당시 김 부장이 정찰총국장으로서 이를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점은 부담이다. 이미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제재 인물인데, 만남 자체가 문제다"면서 "북한의 제재 무력화 전략과 우리 정부의 민족공조 전략이 맞물리면서 과거 행적을 묻지 않는 그런 행태가 나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만들어진 남북 화해 분위기를 타고, 부담을 안고서라도 북핵 문제 해결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남 교수는 이어 "우리 정부는 일단 북한에서 내려오겠다 하니 어떻게든 '모멘텀'을 살려보려고 하는 것"이라며 "북한은 이방카가 온다고 하니, 자기들이 관심에서 멀어지는 게 두려운 것이다. 다시 주인공이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 맞서는 모양새..북미 접촉 가능성 낮아"

김 부장이 방남하고, 문 대통령이 제재 인물인 김 부장을 만나는 것이 자칫 남북 대 미국 간의 대립으로 비칠 수도 있다. 아울러 남한 내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한 반발도 각오해야 한다.

남 교수는 "미국에 대해 신경 안 쓰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은 미국에 대해) 맞서는 모양을 보여주는 선전전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북·미 간 만남 가능성도 현재로선 낮아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두 사람(김 부장과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이 만나긴 어색하다"며 "두 사람이 만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남 교수도 "(김여정, 이방카 등) 패밀리끼리도 아니고 (만남은 어려울것)"이라며 "이미 (개회식 때) 1차적으로 한 번 불발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홍 실장은 다르게 생각했다. 그는 "미국도 남북 간 대화를 반대하진 않는 것으로 듣고 있다"면서 "김 부장과 이방카의 만남이 어색하긴 하지만,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순 없다. 김여정과 펜스가 만날 것이라는 생각은 누가 했었나"라고 반문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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