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동진 기자] 문재인 정부가 '천안함 폭침' 배후로 알려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을 승인하며 '마이웨이'식 대북접촉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실제로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는 김영철 방남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김영철에게 북미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는 말을 하려고, 북미대화 하려는 용의가 있다는 말을 들으려고 대한민국 국군통수권자가 천안함 전범을 마주 대한 것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제로 미국이 굉장히 협조적으로 보인다"며 "기회의 창이라고 하듯이 기회가 있을 때 빨리 진전시켜야 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 <사진=뉴시스> |
◆ 유승민 "문 정부의 외교 안보가 불안하고 위험하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는 26일 "바른미래당은 최고 수준의 제재와 압박, 그리고 강력한 한미동맹을 통해서 북의 핵 미사일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일관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의 안보를 적폐라고 비난해왔다"며 "천안함 전범 김영철에게 연평도에 대해 사과 요구는 한마디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이어 "문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은 미국, 일본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지, 대한민국을 공격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했다"며 "안이하고 한심한 생각 때문에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가 불안하고 위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특히 "올림픽이 끝나고 트럼프 대통령은 독자 제재를 추진했고, 제재 실패 후 거칠고 불행한 2단계를 하겠다고 말했다"며 "2단계는 대한민국을 패싱하는 군사옵션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 치 빈틈 없이 한미 동맹에 나아가야할 때"라며 "올림픽이 끝나고 문 정부는 다시 각오를 분명히 하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 대북 전문가 "북미 가운데서 힘겨운 균형...다양한 조언 들어야"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현재 정부가 과거 야당 시절 비판했던 노선을 그대로 구현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이어 "현 정부는 박근혜, 이명박 정부 당시 대화를 하며 진전시켜야 한다고 했지만, 현재 그들과 다른 게 없어 보인다"며 "반대 측의 의견도 듣고 잘 아울러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또 "현재 청와대 내부의 강력한 집단사고의 증세가 있는 것 같다"며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너무 한 방향으로만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과연 누구의 대통령인가 잘 생각해봐야 한다"며 "혼자 독단적으로 나가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우려했다.
박 원장은 특히 "남북대화를 통해 비핵화로 갈 수 있을지 점검을 해야 한다"며 "우리가 목표하는 것이 비핵화인 만큼, 그 역수도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핵화 논의가 되려면 북한의 상황이 전제돼야 한다"며 "북·미 가운데서 힘겨운 균형을 맞추기보다, 다양한 조언을 듣고 신중하게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도 정상회담을 개최했지만 비핵화에 대해 진전되는 것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박 원장은 "왜 굳이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을 보냈을지 의심해야 한다"며 "통일전선과 관련해 분명하게 지시받은 것이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그리고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사진=뉴스핌 DB> |
◆ "남북관계 전환기, 지금 발판 마련해야" 주문 많아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패럴림픽이 끝나기 전에 남북관계·북미대화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며 "한미군사훈련이 재개되면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회의 창이라고 하듯이 기회가 있을 때 진전시켜야 한다"며 "지금의 기회를 놓치면 후에 기회를 놓쳤다 비난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연구원은 "지금 미국 내부에서도 코피전략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미국 역시 대안이 없어 한국정부에 협조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반대했으면 지난번 최휘 방한과 이번 김영철 방한, 갈마비행장 방문 등이 이뤄질 수 없었다"며 "실제로 미국이 굉장히 협조적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역시 "현 정부는 임기 타임테이블을 고려해 지금 좋은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며 "평창올림픽 때문에 마치 속도가 빠른 것처럼 보이지만, 이후에 여유를 갖고 해도 얻을 게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남은 임기가 4년 정도인데, 실제 남은 것은 3년"이라며 "남북관계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금 시점, 올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연구실장은 "김대중 정부 때도 임기 중반을 넘어서 남북회담을 해서 성과를 내고, 가시화될 때 끝나버렸다"며 "노무현 정부도 임기 끝날 때 회담을 해서, 좋은 협의에도 불구하고 연속성을 갖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미군사훈련이 지나가기 전까지 신중하게 진행하고, 그 이후 조금씩 속도를 올리는 등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장동진 기자 (jangd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