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상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나섰다.
유럽중앙은행(ECB)<사진=블룸버그통신> |
투자자들 사이에 ECB의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나온 소식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28일(현지시각) 분데스방크는 지난해 말 기준 보유 현금 자산 규모를 164억유로로 11억유로(14억달러) 늘렸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20억유로에 달하는 이익금 가운데 19억유로 가량을 정부에 이전시키고 자체 현금 자산을 늘렸다는 얘기다.
이 같은 움직임은 ECB 정책자들 사이에 인플레이션 회복과 성장 가속화에 대한 자신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종료가 가까워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과 대규모 자산 매입 등 부양책이 가까운 시일 안에 종료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금융시장에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는 얘기다.
ECB의 금리인상과 자산 매입 프로그램 종료에 따라 중앙은행의 이자 수입이 줄어들 수 있고, 분데스방크의 현금 확대는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는 “ECB의 대규모 자산 매입이 금리 리스크를 높였다”며 “이와 동시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따른 수입과 과잉 유동성에 따른 이익이 늘어났지만 통화정책 정상화와 함께 반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시장은 2019년 ECB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확실시하고 있다”며 “이 같은 예측은 실현 불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바이트만 총재는 독일과 유로존 경제 펀더멘털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실물경기가 매우 만족스러웠다는 평가다.
그는 ECB의 양적완화(QE)에 대해 거듭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고, 금융시장의 왜곡을 더욱 악화시키지 않으려면 금리인상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