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유수진 기자] 전기차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코발트 가격 급등으로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장기공급계약 체결과 판매가격 연동 등으로 코발트 가격 상승에 대응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연구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
28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이노베이션은 호주의 배터리 원재료 생산업체인 '오스트레일리안 마인즈(AM)'와 황산코발트·황산니켈 장기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7년이며, 향후 6년 연장이 가능하다.
이는 국내 배터리업체가 해외 원재료 생산업체와 장기 공급계약을 맺은 첫 사례다. 이번 계약으로 SK이노베이션은 매년 호주 스코니광산에서 생산되는 황산코발트 1만2000톤과 황산니켈 6만톤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원료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게 됐다"며 "원료 가격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원재료 가격 인상분을 제품 판매가에 반영, 고객사와 부담을 나누고 있다. 원재료 가격과 판매가를 연동한다는 전략하에 신규 수주계약을 맺고 있는 것. 전기차배터리는 소형전지나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비해 제품 계약과 공급 사이의 시간이 길어, 시점에 따라 원재료 가격이 크게 변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LG화학 관계자는 "3세대 전기차를 원료 가격과 연동된 판매가로 계약하는 등 원료가 상승에 대응할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호영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코발트 등 메탈가격 변동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는 계약구조가 중요하다"면서 "고객도 메탈가 급변에 대해 공감하고 있어 협상과정에서도 일정부분 진도가 나갔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SDI도 신규계약을 체결할 때 코발트 등 원료가를 반영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과거 계약은 변경하기 어렵지만 신규계약에 대해서는 판매가 연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폐휴대폰이나 폐전기차 등에서 코발트를 채취해 재활용하는 기술을 보유한 회사의 지분 매입을 검토하고 있기도 하다.
배터리업체들은 코발트 비중을 낮춘 배터리 개발에도 온힘을 다하고 있다. 코발트 사용량 자체를 줄여 가격 변동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올해부터 NCM811 배터리 양산에 본격 돌입할 계획이며, 삼성SDI는 니켈 함유량을 80% 이상까지 늘린 '하이니켈' 양극재를 개발하는 등 코발트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코발트 가격은 이달 들어 ㎏당 85달러를 넘어서는 등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월 ㎏당 23.4달러 였던 코발트 몸값은 지난달 77.8달러로 크게 뛰는 등 최근 2년새 3배 이상 폭등했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올해 배터리업계의 가장 큰 리스크는 메탈 가격 상승"이라며 "안정적인 공급처를 마련하고 자동차 제조사들과 메탈 가격 부담을 쉐어하는 것이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유수진 기자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