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연례 국정연설에서 새로운 핵 프로그램을 포함해 군사력을 대폭 강화했다고 밝혔다.
어떤 방어 체제도 무력화시킬 수 있고, 지구촌 어디나 공격을 강행할 수 있는 군력을 갖췄다는 이날 발언은 미국과 직접적으로 대치할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국정연설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출처=블룸버그> |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러시아가 고도화된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을 갖췄다”며 “어떤 방어 체제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무기를 확보했고, 이를 통해 지구촌 전 지역을 공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제 러시아는 지난 수 년간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제에 조용하게 전개해 온 결과물을 본격적으로 실행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수의 핵탄두를 장착하고 음속의 20배 속도로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동맹국들의 방어 체제를 뚫고 목표 지점을 정확히 공격할 수 있는 새로운 미사일이라는 것.
그는 이와 함께 러시아 군대가 핵 공격이 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 운반 로켓을 테스트 했다고 밝혔다. 이 역시 기존에 존재하는 방어 체제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 사회와 강경하게 맞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그는 “러시아를 억압하려는 서구의 시도는 실패했다”며 “현실을 직시하라”고 말했다.
두 시간에 걸친 국정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대선을 겨냥한 발언도 빼놓지 않았다. 헬스케어와 사회보장, 인프라 등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그는 공약했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제네바에 열린 군축 컨퍼런스에 참석해 미국이 핵으로 무장한 북한과 전쟁을 일으킬 경우 대규모 희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는 북한의 위협에 대해 평화적인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군사 옵션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수 차례 밝힌 백악관이 교착 국면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