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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안희정의 몰락, 물거품 된 '충청대망론'

기사등록 : 2018-03-0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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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우광재-좌희정', 재선 도지사 '승승장구'
'제2의 노무현' 꿈꿨지만, 비서 성폭행범으로 추락
'미투' 외치던 민주당...6.13지방선거 '빨간불' 켜져

[뉴스핌=김선엽 기자] 반듯한 외모, 소탈하면서도 강단 있는 이미지로 한 때 ‘충청대망론’의 유력 주자였던 안희정 충남지사가 물러났다.

친노무현계의 적자로서, 지난해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안희정이다. 문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자 공개석상에서 문 후보의 볼에 입을 맞추는 퍼포먼스를 연출하는 등 쾌활한 분위기로 그는 '젊은 잠룡'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의 정무비서를 8개월간 4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성폭행범으로 추락했다. 대선 이후 불과 10개월 만이다. 직무상 위계에 의한 성폭행인지는 법정에서 다툴 문제이겠으나, 그와 별개로 그의 정치적 재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또 다른 피해자까지 등장할 경우 중형이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 <사진=뉴시스>

안 지사는 충남 논산 출신으로 지난 1989년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의 측근인 김덕룡 의원실 비서로 여의도 생활을 시작했다. 3당 합당에 반발해 1992년 정계를 떠났다가 2001년 노무현 의원의 보좌관으로 복귀했다.

이후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활약했다. 당시 참여정부의 청와대 실세로 '우광재-좌희정'이라는 명칭을 만들어낸 주인공이었다.

2010년과 2014년 각각 36대, 37대 충남도지사에 당선됐으며 지난해말 "새로운 도전자들에게 기회 드리는 것이 도리"라며 3선 불출마를 선언, 다시 한 번 유권자들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노무현 정부 탄생에 기여했음에도 진영 논리에 갇히지 않는 행보를 보였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기후협약이나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을 이어받겠다고 할 정도로 열린 자세를 보여 이재명 성남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등과 함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혔다.

많은 충청민들은 그동안 안 지사를 '충청대망론'을 실현할 적자로 기대했다. 때문에 이번 안 지사의 추락에 대한 충청도민의 실망감은 세간의 예상보다 훨신 커보인다.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내심 충청 지역 싹쓸이를 기대하던 더불어민주당도 선거전략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당장 '안희정의 입'이라 불리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충남도지사 선거운동을 중단했다.

자유한국당은 아예 민주당이 충남도지사 후보를 내면 안된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겉과 속이 다른 민주당과 좌파진영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무비서의 인터뷰 내용대로 만약 안 지사가 실제 위계를 통해 간음을 했다면, 강간은 아닐지라도 형법상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 지사의 현직 정무비서이자 전 수행비서였던 김지은씨는 지난 5일 JTBC에 출연해 "지난해 6월부터 8개월간 4차례의 성폭행과 지속적인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안 지사는 방송 보도 4시간 뒤에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며 도지사직을 전격 사퇴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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