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채윤 기자] 문재인 정부의 특별사면으로 정치계에 복귀했던 정봉주 전 의원이 성추행 추문에 휘말렸다.
서울시장 후보 출마 기자회견날인 7일 오전 정 전 의원에게 과거 성추행을 당했다는 현직기자의 폭로 기사가 나오면서 정 전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에 제동이 걸린 것.
정 전 의원은 전날까지만 해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희정 지사 건으로 많은 분들이 '멘붕'에 빠져있는 듯하다"며 "심기일전하고 예정했던 일정에 따라 7일 서울시장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한다. 현장에서 기운 팍팍 불어넣어 달라"고 알리기도 했다.
정 전 의원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전격 취소하고 현수막을 떼내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캠프 관계자들은 이번 사안에 대해 함구했다.
정봉주 전 의원 <사진=뉴시스> |
정 전 의원은 2011년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에 참여하면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한 종편 채널에 출연해 시국을 거침없이 비판하는 등 속 시원한 발언으로 시청자들의 인기를 누렸던 정 전 의원이었기에 이번 성추행 의혹은 지지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007년 제17대 대선에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BBK 실소유주 의혹을 제기하면서 'MB 저격수'란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당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형을 선고받고 2022년까지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12월 문재인 정부의 특별사면을 통해 정 전 의원의 정치권 복귀가 다시 가능해지게 됐다. 그는 지난달 7일 “저는 영원한 민주당 당원이다. 촛불 시민혁명의 결과로 10년간 묶여있던 사슬로부터 해방돼 현실정치에 돌아올 수 있게 됐다”며 복당을 신청하고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준비해왔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박영선·민병두·우상호·전현희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정 전 의원까지 6파전으로 예상됐던 후보 경쟁이 정 전 의원이 낙마하면 5파전이 된다.앞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스캔들로 인해 민주당은 그 즉시 출당 및 제명 조치를 결정하는 등 강경 대응했다. 정치권 미투 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만큼 이번 성추행 의혹 논란이 그의 정치활동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정 전 의원에 대한 복당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점을 내세우며 파문이 확산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 전 의원은 민주당 소속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이뤄질 검찰 수사 등도 안 전 지사 개인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칫 ‘성범죄 정당’이라는 꼬리표가 달릴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뉴스핌 Newspim] 오채윤 기자 (cha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