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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역전세난 가능성에, 갭투자자도 '긴장'

기사등록 : 2018-03-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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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하향 안정화 "당분간 이어질 듯"

[편집자] 이 기사는 3월 6일 오후 5시13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김신정 기자] #2년 전 전세를 끼고 강북구의 66㎡ 소형 아파트를 구입한 '갭 투자자' 직장인 A씨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2년 전 1억원 가량을 대출받아 전세를 끼고 5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샀다. 살 때보다 집값은 2000만원 올랐다. 성공한 갭투자인 것 같아 기분이 좋았지만 문제는 엉뚱한데서 터졌다. 올 하반기 전세 만기가 다가오는데 전셋값이 떨어져서다.

당시 전세금은 3억7000만원 수준이었는데 최근 전세가 3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이렇게 되자 A씨는 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돌려줘야할 상황에 놓였다. 정부의 규제로 아파트값 상승도 주춤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산 아파트가 되레 부담이 된 것. 전세를 내놓기로 한 공인중개소도 전셋값이 떨어지고 있다며 A씨에게 여유자금을 보유하고 있으라고 귀띔했다. 어차피 집값 오름폭도 한정적일것 같은 만큼 A씨는 집을 팔 생각도 갖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다주택자를 타격하는 제도를 잇따라 내놓자 갭투자 수요가 사라져 그마저도 어렵게 된 상황이다.  

수도권 일대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면서 전셋값이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집주인이 전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아파트 매맷값과 전셋값의 좁은 격차를 이용해 전세를 낀 채 아파트를 매입한 '갭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이후 수도권 지역에서 전셋값이 떨어져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른바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전셋값은 수도권 일대 신규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수급 불균형으로 0.09% 하락했다.

전셋값은 지난 2월 셋째주 3년8개월만에 처음 하락한 이후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서울은 0.17%, 전남 0.13% 상승한 반면 세종은 0.66%, 울산 0.48% 하락했다.

이같은 전셋값 약세 현상은 경기, 인천에서 두드러진다. 이들 지역은 지난 2014년 이후 늘어난 분양물량이 최근 입주를 시작하면서 전셋값 하락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2월 경기 화성과 시흥, 김포에서 입주물량이 집중됐다. 화성은 2994가구로 경기도에서 가장 많았고 시흥과 김포가 각각 2695가구, 2526가구 규모로 뒤를 이었다.

8.28 부동산 대책 이후 수도권 신도시의 지표상 매매 시세는 소폭 올랐지만 지역별 온도차는 뚜렷했다. 사진은 산본신도시에 위치한 모 아파트 단지. /김학선 기자

이렇다 보니 경기도 지역에선 물량이 넘쳐나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서울에서도 지역에 따라 전셋값이 떨어진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은 서울 송파구와 강동구를 비롯한 강동권과 특히 갭 투자가 활발했던 강북권의 전셋값이 하락했다. 

노원구 중계동의 전용면적 58㎡아파트 전셋값은 2억3000만~2억4000만원으로 지난해 연말 대비 약 3000만원 내렸다. 10%가 넘는 금액으로 비교적 큰 폭의 하락이란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공급물량이 집중된 경기 화성시와 남양주시의 전셋값 하락도 두드러진다. 화성시는 입주 10년차가 된 동탄1신도시를 중심으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전셋값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3.3㎡당 697만원이었던 화성 반월동의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달 663만원으로 5% 가량 떨어졌다. 

남양주 다산동 일대도 근처 다산신도시입주가 시작되면서 전셋값이 떨어지고 있다. 이 일대 입주 10년차 이내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10월 3.3㎡당 1030만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 지난달에는 3.3㎡당 970만원선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에 따라 갭 투자자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집값 상승이 주춤하고 전셋값이 떨어지다 보니 세입자가 나갈 때 집주인이 대출받아 전세금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까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전세안정대책으로 인해 전세보증금을 못돌려주면 아예 집이 경매로 넘어갈 우려까지 있어서다. 

게다가 집주인 입장에선 집값 정체에다 대출 이자 인상까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 송파 잠실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소 관게자는 "수도권 일대 신규 물량이 많다 보니 외곽으로 빠져 나가는 인구가 많아 서울 전셋값이 안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셋값은 당분간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우수한 도심접근성과 학군을 주축으로 실수요가 풍부하거나 정비사업 이주수요가 유입되는 지역은 향후 소폭의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중심의 전국적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전세매물 증가로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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