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원 기자]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가 3일 정협(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을 시작으로 성황리에 진행 중인 가운데, 올해 양회에서 중국이 제시한 경제운용목표 및 정책 방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지 전문가는 올해 중국 당국이 체감 가능한 경제 부양에 정책 방점을 두는 한편 적극적 재정 정책과 온건ㆍ중립적 통화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직접 금융 비중 확대 등 금융 시장 개혁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했다. △거시경제, △재정정책, △통화정책, △금융시스템 개혁 등 이슈별 현지 증권사 분석을 살펴본다.
◆ 수치 매달리기보다는 체감 가능한 경제 부양에 초점
지난 5일 리커창(李克強) 중국 총리는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참석해 정부 업무보고를 했다. 중국은 올해 GDP 목표치로 6.5%를 제시했으며, CPI는 3%로 예상했다.
덩하이칭(鄧海清) 주저우증권(九州證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중국 정부는 목표 GDP를 밝히면서 ‘실제 경제 운용 과정 중 더 좋은 성과가 나올 수 있다’라는 말을 표기했다”며 “성장 수치에 매달리기보다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고 평했다. 목표 CPI와 관련해서는 “4년 연속 같은 수준의 목표 CPI를 설정했다”며 “과거 전례를 봤을 때 목표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궈레이(郭磊) 광파거시(廣發宏觀) 연구원은 “올해 중국 당국이 목표 GDP와 일자리 목표를 같이 제시했다”며 “체감 가능한 경제 부양 및 경제 구조 전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평했다.
탕젠웨인(湯建偉) 자오퉁금융연구센터(交通金融研究中心) 연구원은 “향후 4년간 6.3%대 성장률만 유지해도 2021년 고소득 국가 진입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며 “향후 중국은 안정 속 질적 성장을 지속해서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탕 연구원은 올해 중국의 예상 경제성장률로 6.7%를 제시했다.
◆ 적극적 재정정책 통해 정책 효과 극대화
올해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중국은 2018년 재정적자비율을 전년 대비 0.4%포인트 낮은 2.6%로 정하고, 목표 재정적자액으로 2조3800억 위안을 제시했다. 중앙 재정적자는 1조5500억 위안, 지방 재정적자는 8300억 위안으로 책정했다.
천궈(陳果) 안신증권(安信證券) 연구원은 “당국이 올해 재정적자비율을 낮췄지만, 이것이 재정 정책 기조 전반의 조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 혁신역량 제고, 민생 보장, 농촌 육성, 질적 성장 등 중국 당국이 강조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며 “당국이 이를 고려해 재정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쉰레이(李迅雷) 중타이증권(中泰證券) 연구원은 “올해 발행하기로 한 지방정부 전용 채권(1조3500억 위안)과 재정적자 총액을 합하면 작년 대비 3%가 늘었다”며 “전반적인 재정 지출 수준은 여전히 낮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리 연구원은 중앙과 지방정부 간의 재정 구조, 지방 정부 자금 조달 모델 등에 조정이 있었다”며 “재정적자 전체 규모만 놓고 보면 작년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 금리 등 통화정책 활용 확대, 디레버리징 가속화
중국 정부는 정부 업무보고에서 올해 온건ㆍ중립적인 통화 정책 시행을 예고했다. 통화 공급량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는 한편 광의통화(M2)ㆍ위안화 신용대출ㆍ사회융자총액 증가세가 합리적 수준을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주식 등 직접금융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밍밍(明明) 중신증권(中信證券) 연구원은 “명확한 M2 증가율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금융 시장이 발달하면서 M2의 예측성이나 실제 경제와의 연관성 등이 과거보다 하락, 통화정책 중간 목표로서 효율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라며 “향후 금리 조정 등 가격형 통화정책 도구의 활용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작년 M2 증가율 둔화세 관련 우려가 제기되면서 디레버리징 추진이 다소 더디게 진행됐다”며 “이번에 중국 당국이 통화정책의 큰 방향을 명확히 밝힌 만큼 디레버리징 추진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쥔(王君) 화촹정책(華創政策) 연구원은 “올해 중국 금융 당국은 디레버리징 가속화, 그림자 금융(은행권 밖에서 이뤄지는 신용거래) 규제 등에 방점을 두고 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직접 금융 비중 확대, IPO 제도 개혁 가속화
이번 양회 업무보고에서 중국은 금융시스템 개혁을 재차 강조했다. 지방 중소형 금융 기관 육성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한편 영세 기업 자금난 해소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채권, 선물 등 자본 시장 발전을 장려하고 금리ㆍ환율 시장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덩하이칭(鄧海清) 주저우증권(九州證券) 연구원은 “작년 양회에서 ‘중대형 시중 은행 육성을 통한 포용적 금융(普惠金融, 모든 계층이 혜택 받는 금융)을 강조했다면 올해에는 지방 중소형 금융 기관 발전 및 영세 기업 금융 지원 문제를 집중적으로 언급했다”며 “중국 정부의 정책 주요 대상이 더 낮은 계층으로 조정됐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덩 연구원은 “이번 보고에서 증시나 신싼반(新三版, 중소벤처기업 장외주식 거래소) 관련 개혁 내용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통화정책 관련 주식 등 직접 금융 비중 확대, △정책 운용 방향 관련 국가 혁신 역량 강화 및 우수 첨단 기업 상장 장려 등을 강조했다”면서 “최근 중국 당국 고위급 인사가 유망 유니콘 상장 지지 발언을 잇달아 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올해 IPO 제도 개혁이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