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미국 정부가 예고했던 철강관세 25%를 확정하면서 철강업계 수출길이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서는 관세 적용을 면제했지만 한국은 결국 구제받지 못했다. 이번 조치는 15일 후 발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한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은 우리의 국가 안보에 필수"라면서 "철강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고 강조했다.
◆ 설마했던 정부 긴급대책회의…뾰족한 수 없어 고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이형석 기자> |
예고됐던 미국의 철강관세가 확정되자 설마했던 정부는 9일 오전 10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긴급민관대책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모색할 방침이다.
이날 회의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주재하고 강성천 통상차관보와 철강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하지만 미국의 관세조치에 대해 뾰족한 대응카드가 없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우리 철강업계의 수출이 당장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대응책이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미국산 농산물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미국과의 갈등이 커질 경우 우리측의 피해가 커질 수 있어 쉽지 않은 카드다.
◆ 김현종 두 차례 방미 성과없어…한계 드러낸 아웃리치
트럼프의 철강관세 조치가 예고되자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주와 이번주 두 차례에 걸쳐 미국을 방문했다.
이른바 아웃리치(우호세력 접촉) 전략을 통해 국내 철강업계의 이익을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캐나다와 멕시코가 면제 받은 것과 달리 한국은 보기 좋게 거절당하면서 통상당국의 아웃리치 전략은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김현종 본부장과 통상당국의 대응이 너무 안일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향후 한미FTA 개정협상에서도 우리 정부의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이번 관세부과 조치로 우리 철강산업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업계와 함께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