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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1년] 민주당, '성추문'에 주춤 vs. 한국당, 반격 모색

기사등록 : 2018-03-0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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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청산 주도했던 민주당, '미투' 직격탄에 만신창이
숨죽이던 한국당, 배현진 등 영입 성공으로 반격 신호탄

[뉴스핌=김선엽 기자] "오늘은 ‘위대한 국민 승리의 날’이다. 대한민국을 지켜왔던 1500만 촛불민심은 오늘을 ‘시민명예혁명’의 날로 기억할 것이다"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 직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민주당은 이후 국민들로부터 뜨거운 지지를 얻어내 결국 5월 '장미 대선'에서 승리했고 9년 간 보수정권 밑에서 억눌려 있던 야당 생활을 끝낼 수 있었다.

탄핵 이후 1년간 민주당은 '적폐청산'이란 이름으로 정치와 사회 곳곳의 적폐를 끄집어내 썩은 부분을 도려내는 작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했다. 4대 강 사업, 문화계 블랙리스트, 세월호 참사, 방위사업 등이 대표적인 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추미애 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kilroy023@

◆ 미투 직격탄 맞은 민주당, ‘젠더 적폐’ 자인한 꼴

하지만 탄핵 1주년을 맞이하는 민주당 지도부의 표정은 밝지 못하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의혹을 시작으로 자고 나면 하나씩 '미투' 폭로가 당 주변서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평등, 인권을 강조했던 진보개혁 세력에 미투 폭로가 집중되면서 '진보의 이중성'에 많은 유권자가 실망한 상태다. 지난달 8일 국회 본청서 호기롭게 'Me Too(미투) 응원' 캠페인을 펼쳤던 민주당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안 전 지사 뿐 아니라 그의 대선 경선 캠프에서도 성폭력이 만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입당이 예정돼 있던 정봉주 전 의원 역시 성추행 의혹에 휘말렸고 민주당 일부 지역 당원들이 안 전 지사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여성적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지난 1년 간 '적폐청산'을 외쳤던 민주당 입장으로서는 스스로가 '젠더(gender) 문제'에 있어 적폐임을 자인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추 대표는 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에서 "정말 참담한 심정"이라며 "회초리를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머리를 숙였다. 또 "촛불을 들었을 때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었을 때의 마음처럼 단단한 결기로 헤쳐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한국당, 인재 영입에 이어 경제파탄 공세로 반격 나서

반면, 지난 1년 동안 숨죽이고 지내던 자유한국당은 모처럼 어깨를 폈다. 길환영 전 KBS 사장과 송언석 전 기획재정부 2차관 그리고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를 영입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한국당은 117석의 원내 2당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지 못 해 왔다.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인재 영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부 지역에는 후보도 내지 못하는 처지다.

하지만 이날 3명이 공동 입당함에 따라 한국당 입장에선 지긋지긋한 '촛불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거대보수당 재건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 내부 평가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 대변인은 "(영입한 3명을) 다가 올 선거에 전진 배치해 문재인 정권의 무자비한 언론탄압을 심판할 것"이라며 "한국당에 다시 인재가 모이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영입인사 환영식. <사진=뉴스핌 오채윤 기자>

특히 유권자의 성향을 고려할 때 송파을에 전략공천되는 배 아나운서의 경우 상당한 본선 경쟁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한국당은 인재 영입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날을 세우는 등 지방선거를 위한 준비를 차곡차곡 진행 중이다.

이날 오전 지방선거 공약개발단이 공식 출범한데 이어 정진석 위원장 주재로 경제파탄대책특별위원회 제1차회의를 개최했다.

또 전날에는 바른미래당과 함께 한국 지엠(GM) 사태 관련 국정조사를 공식 발의하는 등 소득주도 성장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공약개발단 출범식에서 "이 정권들어 청년실업 부실대응으로 취업난이 오히려 가중됐다"며 "역대 청년 최악의 상황으로 이번 생은 망했다며 '이생망'을 외치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이 순간에도 들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진석 경제파탄대책특위 위원장은 "이대로 가다가는 노무현 정부 때 솥단지를 내던지는 서민 분노 시위가 언제 재현될지 모를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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