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동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안을 전격 수락하면서 이제 북미정상회담이 어디서 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빨리 만나고 싶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위해 김 위원장과 오는 5월까지 만나겠다는 뜻을 전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동 날짜와 장소는 추후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P/뉴시스> |
◆ 트럼프, 평양 방문 가능성 배제 못해..한국 제주도·스위스 등 제3국도 거론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외교적인 차원에서 본다면 초청한 사람과 수락한 사람의 구도로 가야 한다"며 "초청자의 장소에서 개최하는 것이 외교적인 모양새로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실장은 "장소는 실무급에서 접촉과 조율이 이뤄질 것"이라며 "만약 트럼프가 부담스럽다면 제 3국인 한국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제주도에서 만난 적이 있다"며 "예전부터 언급돼온 제주도 역시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제주도에서 영접하며 두 사람의 회담에 기여를 하는 모양새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3자가 다 모일 수 있는 장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 실장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집중되는 것에 대한 욕구가 굉장히 크다"며 "자신이 가지게 되는 외교적 성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택하면 평양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북미 정상이 만나는 것이 처음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적지에 해당되는 평양에 가는 것은 엄청난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트럼프 역시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4월말 남북정상회담에 트럼프 대통령이 깜짝 방문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할 때 전격 방문할 수도 있다"며 이같이 예측했다. 판문점이 남북간 영향력이 공존하는 장소인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으로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 교수는 "남북 비핵화 협의 상황을 보고, 그 이후 북미정상회담을 할 것"이라며 "두 가지가 이어지는 전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미국·북한 아닌 제 3국 가능성…중립국 스위스 등도 검토 대상 오를 듯
일각에서는 북미회동이 미국과 북한도 아닌 제 3국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쌍방이 양해가 가능한 장소, 즉 중립적인 장소가 될 수 있다"며 "정상회담이 5월이니까 그 안에 탐색적 대화라든지 정상이 만나기 위한 준비 회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면서 "김정은의 의지와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또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김 위원장이 미국 역시 방문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앞으로의 행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는 "미국과 북한도 아닌 제3국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 중립국인 스위스를 거론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굳이 '리스크'를 키우는 북한에 바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김정은은 아직 젊고, 즉흥적이기 때문에 북한 밖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스위스는 국제 외교활동이 활발한 곳이고, 유엔 등 많은 국제회의가 이곳에서 개최된다"며 "김 위원장 역시 어린시절을 스위스 베른에서 자랐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장동진 기자 (jangd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