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최유리 기자] KEB하나은행이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인 5년 전 은행 채용에 지인 아들을 추천한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최 원장이) 채용과정에는 개입하지 않았고 점수 조작은 없었다"고 전했다.
KEB하나은행은 11일 "(최 원장이) 2013년 지주 사장 당시 (지인 아들을) 추천한 사실은 있지만 합격 여부를 알려달라는 취지였던 것으로 보이고 채용과정에는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당시 채용 관계자들 말을 인용해 전했다. 또한 "채용과정에서 점수 조작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의 이번 최 원장 지인 아들 추천 사실관계는 당시 채용담당 관계자 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금 (채용비리 관련) 검찰 조사 중으로 인거인멸 문제 때문에 서버 접촉을 못했다"면서 "당시 채용관계자를 통해 구두로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생각에 잠겨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앞서 전날 최 원장은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있을 때 외부에서 채용과 관련한 연락이 와서 단순히 이를 전달했을 뿐 채용과정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동시에 금감원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안내 자료'에서 "(은행권 채용실태 검사에서) 추천자 명단에 기재돼 있다는 사실만으로 추천 대상자 모두를 부정채용으로 본 것이 아니다"며 "면접점수가 조작된 것으로 확인되거나 채용요건에도 부합하지 않음에도 기준 신설 등을 통해 부당하게 합격시킨 사례만을 적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과거 채용에서 그룹 임원들로부터 공개적으로 '우수 인재' 추천을 받았고 이들은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최 원장이 지인 아들의 이름을 알린 것도 이런 맥락으로 봐야 한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다. 금감원이 적발한 은행권 채용비리·부정채용과는 성격이 완전 다르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최 원장이) 지주사 사장으로 은행에 (추천인을) 전달하고 피드백을 받은 것으로 은행권 채용비리와는 다른 문제"라며 "2013년 당시에는 하나은행이 추천해달라는 시스템이 있었고 전반적인 상황이 2016년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최 원장 관련 사실 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혀달라는 입장을 전날 하나은행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이 최 원장의 단순 추천이라는 사실관계를 전했지만 특혜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최유리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