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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vs. 화장품… 불붙는 '코스메슈티컬' 시장

기사등록 : 2018-03-1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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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성장 잠재력 커.. 치열해지는 경쟁

[뉴스핌=김근희 기자] 제약·바이오 업체와 화장품 회사들이 앞다투어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코스메슈티컬은 화장품(cosmetic)과 의약품(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의학적으로 검증된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이다. 소비자들이 화장품 기능과 성분을 중시하면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제약사·화장품, 코스메슈티컬 강화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구바이오제약이 화장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이날 화장품 브랜드 '셀블룸'의 신제품 출시행사를 열었다. 지난 8일에는 신세계 면세점에 입점했다. 지난달에는 배우 이요원을 모델로 내세우며 마케팅을 펼쳤다.

동구바이오제약은 피부과 처방 1위 제약사라는 강점을 기반으로 화장품 사업을 강화하고 중국 등 해외 쪽으로 발을 넓혀갈 계획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른 제약·바이오 업체들도 계속해서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약 25개의 제약사와 18개의 바이오 기업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의료기기 기업, 병원 등에서도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제약사 1위 업체인 유한양행도 지난해 말 자회사인 유한필리아를 통해 '리틀마마'라는 화장품 브랜드를 내놨다. 아직 화장품 사업을 시작하지 않은 동아제약도 중장기적으로는 코스메슈티컬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JW신약, 파미셀, 테고사이언스 등 바이오 기업들도 자체 기술을 적용한 화장품을 출시했다.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자 화장품 업체들도 대응에 나섰다. 화장품 업체들은 피부과학을 뜻하는 더마톨로지(Dermatology)와 화장품을 합친 '더마코스메틱'이라는 용어를 내세우며 관련 제품을 내놓고 있다. 코스메슈티컬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용어를 달리해 차별화를 두겠다는 전략이다.

또 화장품 업체들은 제약사 인수·합병(M&A)을 통해 코스메슈티컬 기술력을 확보 중이다. 한국콜마는 지난달 CJ헬스케어를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한국콜마가 코스메슈티컬 부분을 강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1월 태극제약을 인수했다. 태극제약의 기술력을 활용해 코스메슈티컬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LG생활건강은 CNP 차앤박화장품, CNP Rx, 케어존, 더마리프트 등 4개의 코스메슈티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토니모리는 30억원을 투자해 바이오 벤처기업 에이투젠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최근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을 활용한 기술 개발 및 특허출원도 마쳤다. 잇츠한불은 2015년 더마코스메틱 업체인 네오팜을 인수한 바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코스메슈티컬 시장

제약·바이오 업체들과 화장품 업체들이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그만큼 시장 성장 잠재력이 높기 때문이다. 화장품의 기능과 성분이 중요한 구매 요소로 떠오르면서 코스메슈티컬 시장이 커지고 있다.

<자료=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세계 코스메슈티컬 시장 규모는 약 43조원으로 추정된다.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9%에 불과하지만, 성장 속도는 전체 시장 대비 25% 정도 높다. 국내 시장규모는 약 5000억원 규모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시장 경쟁 과열과 중국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주춤하고 있는 제약사와 화장품 사 입장에서 코스메슈티컬은 매력적인 신(新) 성장동력인 셈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복제약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제약 시장의 성장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화장품을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삼아 치료제 연구개발(R&D) 등에 재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동국제약은 2015년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뛰어든 이후 성과를 내고 있다. 2015년 미미했던 동국제약의 화장품 매출은 2016년 4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에도 약 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의 CNP 차앤박화장품의 매출 증가율은 2016년 63%, 2017년 28%를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에스트라의 지난해 매출은 11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 증가했다.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

앞으로 코스메슈티컬 시장을 둘러싼 제약·바이오 업체와 화장품 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유통망이 적은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홈쇼핑과 중소 면세점 등에 입점하며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특히 홈쇼핑의 경우 판매는 물론 홍보의 효과까지 있어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이를 적극 활용 중이다. 이후 차츰차츰 헬스앤드뷰티(H&B)스토어 등으로 유통망을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화장품 업체들은 주로 H&B 스토어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홈쇼핑, 병·의원, 약국 등 제약·바이오 업체들과 유통망이 겹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시장 진입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모두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유통망 등 체계가 잡혀있지 않은 곳도 있다"며 "동국제약을 제외하고 아직 큰 성과를 낸 제약사가 없는 만큼 신중하게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김근희 기자 (ke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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