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범준 기자] '미투운동(#Me Too)'의 불길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며 사회 각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이를 지지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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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학생회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투 운동은 한국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이라면서 "지난 11일 열린 총학생회 총운영위원회에서 지지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입장 발표는 앞서 성추문과 갑질로 논란이 된 사회학과 H교수에 대한 대학 본부의 솜방망이 징계와 맞물려 의미가 커지고 있다"면서 "가해자들에 대한 엄중 처벌과 피해자 신변 보호뿐만 아니라, 대학 내 권력형 성희롱·성폭력 방지를 위한 제도와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H교수는 지난 2010년부터 대학원생과 학부생, 학과 조교 등을 상대로 성추행과 폭언을 일삼아 지난해 3월 서울대 인권센터에 제소됐다.
인권센터 조사 결과, H교수는 여학생들에게 어깨동무하거나 팔짱을 끼는가 하면 공개적인 자리에서 "남자 없이 못사는 여자가 있다는 데 쟤가 딱 그 케이스다" 등의 성희롱적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학원생 등에게 "너는 좀 맞아야 한다" "못 배워먹어서 그렇다" 는 식의 폭언을 하거나 자택 청소와 옷 수선 등 사적인 업무지시를 내린 의혹도 있다.
인권센터는 H교수에게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릴 것을 권고했지만, 본부 측 징계위원회는 현재까지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그러자 일부 학생들은 '늦장 징계', '솜방망이 징계'라며 해당 교수의 파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10월19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본관 앞에서 학생들이 최근 성추문과 폭언 등 '갑질논란'을 일으킨 사회학과 H교수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김범준 기자> |
신재용(24·체육교육과 13학번) 제60대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개강을 맞아 H교수 파면 및 구조 개선을 통한 재발 방지 요구가 다시 분출되고 있다"며 "어제(12일) 본부 측에 늦장 징계에 대한 사유서와 면담을 요구했으며, 오늘 중으로 (본부 측) 입장이 나올 예정이다"고 말했다.
'H교수 사건대응을 위한 학생모임' 대표를 맡고 있는 백인범(사회학과 16학번)씨는 "사회학과 H교수뿐만 아니라, 자연대 K교수·경영대 P교수·인문대 L교수·공대 H교수 등 제자들을 상대로 성폭력·갑질·연구비 횡령 등 학내 권력형 범죄 사례가 많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달 초 학내 게시한 자보를 통해 "서울대는 현재 국립대 중 성범죄 교수 비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교수들은 성폭력을 저지르고 노동착취를 자행했다. 갑질 교수들은 퇴출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하지만 피해 당사자들과 학교 측의 소극적인 태도로 인해 문제 해결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도 따른다.
백씨는 "피해자들이 주로 대학원생들이다 보니 불이익을 염려해 직접 나서기를 주저하고 있으며, 오랜 시간 괴로움에 지쳐있다"면서 "그래서 학부생이 자발적으로 모임을 결성하고 총학생회 및 당사자들과 연대해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6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학생회관 앞 게시판에 성추문 논란 교수들의 중징계를 요구하는 자보가 붙어 있다. <사진=김범준 기자> |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