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동진 기자] 북한이 당 간부들과 평양 등 주요 대도시 주민들에게 "남북정상회담은 김정은 위원장의 승리"라고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6일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남북·미북 정상회담이 결정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주민들에게 이 소식을 알리지 않고 있는 북한 당국이 당 간부들을 대상으로 '남북 대화는 김정은 위원장의 승리'라고 선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강연은 '뛰어난 외교적 식견을 지닌 위대한 장군'이란 제목으로 함경북도 지역의 간부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며 "간부와 별도로 주민을 위한 학습도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노동당 간부들.<사진=조선중앙TV 캡처> |
RFA에 따르면 북한의 비핵화가 정상회담의 의제로 논의되지만, 북한 당국은 '김 위원장의 승리'를 연일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북한 매체는 지난 5일 김 위원장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접견했다는 소식만을 전한 후 정상회담 관련 소식을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다.
일본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정된 지난 8일 이후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 미북·남북 정상회담이나 비핵화 의지에 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북한 내부에서 남한 대북특사단의 방북을 김정은의 승리로 선전하고 있는 것은 이제까지와 180도 다른 행보를 앞둔 사전 여론조성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핵 포기 등을 주민들에게 설명해야 하는 북한 당국의 고민이 점차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강연에서 한국 특사단과 진행한 회담은 경제 봉쇄로 북한을 압살하기 위한 적들의 비열한 책동을 무찌르기 위한 김정은 장군의 위대한 업적이라고 선전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 생활총화 시간에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뚫고 있는 북한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내용의 학습 회의가 열렸다"며 "지난 12일에도 함경북도의 다른 도시에서 같은 내용의 학습 회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장동진 기자 (jangd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