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근희 기자]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미국, 유럽, 호주 등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또 이로써 꽉막힌 중국으로 쏠려있는 해외 사업 포트폴리오를 선진국 시장으로 다각화한다.
◆화장품 회사들, 올해 선진 해외시장 진출 봇물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미국, 호주, 일본, 중동 등에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했다. 오는 4월에는 화장품 브랜드 헤라를 싱가포르에 내놓을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마몽드를 약 200개의 '얼타' 매장에 입점시켰다. 얼타는 미국 전역에 약 1000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화장품 유통 업체다. 이로써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미국에 내놓은 브랜드는 6개로 늘었다.
호주 시장에도 처음으로 진출했다. 회사는 올해 초 멜버른에 호주 법인을 설립하고, 이달 라네즈를 화장품 편집숍인 세포라에서 선보였다. 앞으로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등 그룹 내 다른 브랜드들을 호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외에도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등을 각각 일본과 중동 시장에 출시했다.
LG생활건강도 올해 해외 시장 넓히기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지난 16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중국, 일본 등 기존 아시아 시장 성과 올리기는 물론 유럽 신규 시장 확대에 주력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신규 시장을 개척하기보다는 기존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유럽 등 선진 시장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LG생활건강의 브랜드 빌리프는 이달 프랑스 세포라 매장에 입점했다. 올해 상반기 내에는 빌리프를 미국 세포라 100곳에 추가로 입점시킬 예정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초 국내 최초 동유럽 벨라루스 진출했다. 토니모리는 현재 54개인 해외 진출 국가를 올해 60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마몽드 화장품이 미국 얼타 매장에 입점했다.<사진=마몽드> |
◆"新 성장동력 찾아라"…선진 시장 공략
올해는 특히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선진시장 공략이 눈에 띈다. 그동안 업체들은 주로 중국, 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펼쳤다.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들의 경우 현지 화장품 업체인 로레알 등이 버티고 있어 진입이 쉽지 않다. 2003년 미국에 처음 진출한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미국 매출이 529억원에 그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러나 화장품 업체들은 계속해서 선진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 공략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여파를 겪으면서 중국 관광객을 중심으로한 국내 및 해외 시장 포트폴리오도 문제가 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미국 화장품 시장 규모는 490억달러(약 52조원)다. 유럽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으로 770억유로(101조원)에 달한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결국 최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 진출을 꾀할 수밖에 없다"며 "매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점차 현지에서 수요가 늘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미국 시장 매출은 2012년 180억원에서 세 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은 미국 세포라 내에 빌리프 단독 매대를 두고 있다. 2015년 35개에 불과했던 입점 매장 수는 올해 상반기까지 총 300개로 늘어난다.
[뉴스핌 Newspim] 김근희 기자 (k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