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은빈 기자] 일본 정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4선 성공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양국 간의 북방영토 문제와 관련한 평화조약 체결 협상에 진전이 있을 거란 생각에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임기 내에 북방영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강한 러시아'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과, '모리토모(森友)' 국유지 헐값 매입 의혹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2017년 4월 정상회담을 가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좌)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우) <사진=뉴시스> |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 푸틴 대통령과 전화회담을 갖고 재임을 축하했다. 푸틴 대통령은 70%가 넘는 득표율로 4선에 성공했다.
아베 총리는 전화회담에서 "이제까지 있었던 합의 사항을 함께 진전시켜 나가자"고 요청했고, 푸틴대통령도 이에 응했다. 양 정상은 오는 5월 정상회담을 통해 북방영토에서 공동경제활동 사업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이날 전화회담에서도 사업 구체화와 이전에 북방영토에 살았던 전 도민(島民)들의 참묘가 화제에 올랐다.
이베 총리는 자신의 임기 중에 북방영토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지난달 열린 북방영토 반환요구 전국대회에서는 "나와 푸틴 대통령이 종지부를 찍겠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와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제 1차 아베정권시절을 포함, 총 20회에 달한다. 통역만 거느린 일대일 회담도 빈번하게 있었다.
여기에 푸틴 대통령이 70%가 넘는 득표율을 받았다는 점이 향후 협상에 청신호로 작용할 예정이다. 신문은 한 외무성 간부를 인용해 "재선은 예상했지만 70%는 압승"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강한 정권 기반을 통해 협상을 진행시켜 나갈 거란 기대감이 높다"고 전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강한 러시아'를 내걸고 대외 강경자세를 보였다는 점은 경계심을 부른다. 특히 러시아는 북방영토를 안보 상 주요 요충지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일본이 도입하려는 미군의 육상배치형 요격시스템 '이지스 어쇼어'를 견제하고 있다.
만약 러시아가 미국이 동북아시아에 관여할 것을 우려한다면 비협조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일본 정부에도 과제가 있다.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 의혹이 재점화되면서 아베 총리의 3선에서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신문은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아베 총리의 전략에 차질이 생긴다면 영토협상에서 러시아에 약점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북방영토 문제(쿠릴 열도 분쟁)은 일본과 러시아가 쿠릴 열도 남부 4개 섬을 두고 벌이는 분쟁이다. 이들 4개 섬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소비에트 연방의 영토가 되어 현재는 러시아의 영토이지만, 일본이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