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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자: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 22일 개최…국내에서 네 번째 개인전이 가능한이유?

기사등록 : 2018-03-2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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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레트의 밤 8월 2, 79, 1979, 캔버스에 아크릴릭, 150x150cm, 개인소장 <사진=국립현대미술관>

[뉴스핌=이현경 기자] 동양과 서양, 삶과 죽음, 자연과 인공, 자연과 기계 등 대립적인 요소를 조화시킨 이성자 작가. 여기에 대지와 우주를 포용하며 새로운 작품 세계를 펼친 그의 회고전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펼쳐진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은 '이성자: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전을 3월22일부터 7월29일까지 과천관에서 연다. 이성자 작가의 개인전은 국내에서만 4번 개최됐다. 1978년, 1988년, 2018년 국립현대미술관이 그리고 1978년 조선일보가 주최한 전시가 있었다.

한 작가의 전시가 네번이나 전시가 되는 자체만으로도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이번 전시를 담당한 박미화 학예연구관은 "전시 기획 초반에 한 작가에게만 특혜가 가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성자 작가는 김환기 작가 못지 않다. 김환기 작가도 우리 미술관에서 세 번의 전시가 있었다. 그정도로 이성자 작가는 높이 평가할 수 있고, 주목하는 여성 작가다"라고 밝혔다.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 1월 4, 90, 1990, 캔버스에 아크릴릭, 150x150cm,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 소장. <사진=국립현대미술관>

그가 완성한 작품 수도 어마어마하기에 전시 기획을 포기할 수 없었다. 유화가 1300여점, 판화가 1만2000여점, 도자까지 포함해 총 1만4천여점을 남겼다. 박미화 학예연구관은 "이성자 작가를 그저 잊힌 작가로 하기에 무리가 있다. 그의 작품 수는 꽤 많다. 피카소가 14만점을 남긴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이와 비교해도 이성자가 남긴 작품의 수는 많은 편이다. 판화로 작품을 빨리 찍을 수 있지만, 판화도 이렇게 많이 한 사람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2018년은 이성자 작가의 탄생 100주년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이번 전시의 주제가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인 이유는 이성자의 행적과 작품세계의 개념을 아우른다. 작가에게 프랑스와 한국은 지구 반대편에 위치하는 그지로서 서로 대립되는 요소이자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작용한다.

박미화 학예연구관 <사진=이현경 기자>

이성자는 1951년 도불하여 프랑스에서 회화의 기초를 배우면서 작가의 길을 걸었다. 파리 아카데미 그랑드 쇼미에르에서 회화의 기초를 배웠고 주변 여행을 통해 경험과 안목을 높이면서 작품세계를 확장해갔다. 개인전 80여회, 그룹전 300회 이상을 개최했고 파리에서는 주로 유화를, 프랑스 남부 투레트 작업실 '은하수'에서는 판화를 그리고 한국에서 돌아와서는 도자를 다루는 등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으로 60여년을 작업했다.

무엇보다 이성자는 작품에 철학이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작가는 당시 프랑스 화단의 모더니즘을 그대로 수용하는 대신에 철저하게 자신의 주관과 의지로 작품 양식과 소재를 선택해 자신의 심경과 철학을 화폭에 담았다.

국립현대미술관장 바리토메우 마리 <사진=이현경 기자>

이번 전시는 작가의 시기별 대표작을 네 개의 주제로 나누어 구성했다. 회화뿐만 아니라 판화와 병행하여 작품세계 변화의 궤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초기 1950년대 ‘조형탐색기’, 1960년대 ‘여성과 대지’, 1970년대 ‘음과 양’, 1980년대부터 작고할 때까지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로 크게 구분했다. 특히 1988년 국립현대미술관 개인전 이후 작고할 때까지 제작한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 시리즈와 '우주' 시리즈를 새롭게 선보인다. 이와 함께 작가가 '내 인생의 완성을 시도한 작품'이라고 표현한 투레트의 아틀리에 '은하수'를 본뜬 아카이브 공간에서 작가 인터뷰를 만나볼 수 있다.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총 127점의 작품들은 변화와 실험을 거듭한 이성자 작가의 작품세계와 작가정신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며 "이 전시를 통해 국제적인 흐름과 입체적인 시각에서 한국미술사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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