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광고주나 정치 단체가 연령이나 소득 수준 등 특정 그룹의 사람들을 집중 공략하는 데 페이스북의 회원 정보가 동원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정보가 유용된 경위와 별도로 문제가 되는 것은 광고주를 고객으로, 회원을 돈벌이 수단으로 하는 비즈니스 구조가 페이스북에 제한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페이스북 <사진=블룸버그> |
광고 수입에 의존하는 대부분의 온라인 기업이 페이스북과 흡사한 전략을 취하고 있고, 이 때문에 미국과 유럽의 적극적인 조사 움직임에 아마존과 트위터, 옐프, 구글 등 주요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개인 정보가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트럼프 캠프에 넘겨진 사실이 드러나면서 문제의 기업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정보 수집 과정에 관심이 모아졌다.
5000만에 달하는 회원 정보를 빼내는 과정은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앱은 페이스북의 데이터를 작동시키는 데 회원 정보를 요구한다.
가령, 이용자가 사진을 데이트 앱에 옮기거나 친구를 특정 서비스에 초대하기 위해서는 개인 정보를 제시해야 한다.
20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2014년 이후 페이스북이 가장 많이 던진 질문은 친구 리스트를 공유할 것인지 여부에 관한 것이었다.
앱 개발자들은 페이스북 회원의 정보를 입수한 뒤 자체적인 시스템을 이용해 이를 재가공하거나 재조합해 상품 가치가 있는 통계 데이터를 생산한다.
문제는 페이스북과 개인 회원들이 이 같은 실정과 개인 정보의 이용 실태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은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모니터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정보를 획득한 업체들의 이용 및 판매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 페이스북의 회원 관리 프로그램은 광고주에게 이메일 주소를 공개하며, 이는 의류 판매 업체부터 정치 단체까지 특정 그룹의 회원을 맞춤형 광고에 노출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날 CNN은 페이스북을 무료로 이용하기 위해 이용자들은 부지불식간에 개인 정보를 대가로 치른 셈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 광고가 페이스북과 구글을 포함한 인터넷 기업의 핵심 수입원으로 자리잡은 것은 수십 억명에 달하는 이용자들의 정보가 광고주들에게 유통된 정황을 드러내는 단면이다.
상황은 아마존과 옐프, 트위터,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등 관련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업계는 페이스북을 겨냥한 조사가 광범위하게 확산될 것인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보안 리서치 업체 트렌드 마이크로의 릭 퍼거슨 부대표는 CNN과 인터뷰에서 “케임브리지는 페이스북의 허점으로 이득을 취한 셈”이라며 “온라인 세계에서 개인 정보를 온전하게 지켜내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