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은빈 기자] 일본 문부과학성이 자민당 의원의 요청을 받고 마에가와 기헤이(前川喜平) 전 문부과학성 사무차관의 중학교 강연을 조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문부과학성이 시 교육위원회에 해당 강연과 관련해 했던 질문 내용도 사전에 자민당 의원에게 보여주고 일부 수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에가와 전 차관은 지난 2월 16일 나고야(名古屋)시립 하치오지(八王子) 중학교 강연에 초청됐다. 이후 문부과학성이 3월 1일 나고야시 교육위원들에 메일을 보내 마에가와 전 차관을 초청한 이유를 묻고, 강연 녹음 파일을 달라고 요구해 논란이 됐다.
마에가와 전 차관은 아베 총리가 가케(加計)학원 수의학과 신설에 관여했다는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내부 폭로와 함께 "행정이 일그러졌다"는 비판적인 발언을 했던 인물이다.
마에가와 기헤이 전 문부과학성 사무차관<사진=NHK> |
2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문부과학상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자민당 문부과학부 회장인 아카이케 마사아키(赤池誠章) 참의원과 이케다 요시타카(池田佳隆) 자민당 문부과학부 회장대리(중의원)으로부터 마에가와 전 차관의 강연에 대해 알아봐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하야시 문부과학상은 나고야시 교육위원회에 보낸 질문안을 사전에 아케다 의원에게 보여주고 의견을 참고해 일부 수정했다는 점도 밝혔다. 다만 그는 "질문이나 수정은 어디까지나 문부과학성의 자체적인 판단 하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날 아카이케 의원도 자민당 본부에서 회견을 열고 "고향이 나고야인 이케다 의원에게 강연이 있다는 사실을 듣고, 문부과학성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이케다 의원은 이날 회의에 결석했지만, 아카이케 의원에 따르면 "(문부과학성에) 지시는 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야당은 반발했다. 이날 저녁 야당인 6개 정당은 문부과학성에 대한 합동 청취회를 열고 "정치의 교육개입이다", "이케다 의원의 질문 수정 요구 자체가 강연에 대한 조사 자체에 영향을 주고 있다", "부당한 개입을 문부과학성이 거절하지 않은 점은 이상하다"는 등 비판을 쏟아냈다.
지금껏 자민당 의원의 관여를 인정하지 않았던 문부과학성이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계속해 숨겨왔단 점은 중대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문부과학성은 이날 밤 질문 수정점도 공개했다. 질문안은 이케다 의원에게 의견을 더해 ▲"마에가와 전 차관의 사례금액은 얼마인가" ▲"강연 참가자를 동원한 사실이 있었는가" 등의 질문이 추가됐다. 그 밖에도 마에가와 전 차관의 낙하산 인사 개입 문제에 대한 표현도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