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신임 의장이 주도한 첫 통화정책 회의 결과에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치솟았다가 하락 반전했고, 은행 섹터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한 때 내림세로 돌아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블룸버그> |
금융시장이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널뛰기를 연출했지만 파월 의장의 데뷔가 ‘합격점’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미 예고된 25bp의 금리인상과 함께 연준은 올해 총 세 차례의 긴축을 예고한 한편 내년 긴축 속도를 높일 가능성을 제시, 월가의 황소와 곰 가운데 어느 쪽도 크게 자극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회의를 마친 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사이 국채 수익률이 크게 출렁거렸다. 벤치마크 10년물 수익률이 장중 4bp 뛰며 2.933%에 거래된 뒤 내림세로 반전, 2.88%를 나타냈다.
정책 금리에 가장 민감한 것으로 통하는 2년물 수익률 역시 2008년 이후 최고치인 2.353%에 거래된 뒤 1bp 내림세로 돌아섰다.
주가 역시 크게 롤러코스터를 연출했다. 회의 발표 이후 세 자릿수의 상승을 나타냈던 다우존스 지수가 하락 반전한 뒤 0.2% 가량 오름세를 회복했다. 나스닥 지수가 약보합으로 밀렸고, S&P500 지수는 내림세로 돌아선 뒤 0.2% 가량 완만하게 올랐다.
은행 섹터가 두각을 나타냈다. 내년 금리인상이 당초 예고보다 가속화될 가능성이 제시된 데 따른 반응으로 풀이된다. 장중 SPDR S&P 은행 상장지수펀드(ETF)가 1% 이상 뛰었고, SPDR S&P 지역은행 ETF 역시 1% 가까이 상승했다.
달러화는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각각 0.3%와 0.2% 떨어졌다. 이에 대해 액시트레이더의 제임스 휴스 애널리스트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전반적으로 ‘서프라이즈’가 없는 회의 결과였다”며 “트레이더들은 예상과 부합하는 정책 결정에 포지션에서 발을 빼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향후 실물경기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효과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파월 의장이 매파와 비둘기파 가운데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으려는 고심이 엿보인다는 평가다.
그랜트 손톤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연준은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부양이 경기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통화정책 측면에서 적극 대응할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며 “연준의 자신감이 확인된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탄탄하다고 평가한 한편 인플레이션이 정책자들의 목표치인 2.0% 내외까지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크게 뛰어 넘는 물가 급등은 가시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찰리 리플리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은 고용시장과 경제 전망 및 인플레이션 예상치를 상향 조정했지만 올해 세 차례의 금리인상을 예고했다”며 “긴축을 가속화하기 전 시간을 벌겠다는 파월 의장의 속내가 엿보인다”고 전했다.
RBC 글로벌 애셋 매니지먼트의 라이언 라슨 주식 트레이딩 헤드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이번 회의 결과는 금융시장이 만족할 만 하다”며 “연준은 강세론자들을 만족시킬 만큼 점진적인 속도의 금리인상 의지를 내비쳤고, 이와 동시에 2019년과2020년 금리상승 속도를 높일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날 장중 주가 등락과 관련,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브래드 맥밀란 최고재무책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이 지적한 무역전쟁 리스크를 포함해 불확실성이 잠재돼 있지만 주가가 일시적인 동요 후 상승세를 회복한 것은 추세적인 강세장이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을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