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볼턴의 세계관: 이란을 폭격하라, 북한은 먼저 공격하는 것도 괜찮다(Bolton's World View: Bomb Iran, OK to Strike North Korea First)"
블룸버그통신은 22일(현지시간) 새 국가안보보좌관 지명된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의 과거 발언을 다룬 기사에서 이 같은 제목을 통해 그의 세계관을 표현했다.
오는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사령탑인 국가안보보좌관에 '매파' 볼턴 전 대사가 기용되자 전문가와 정치권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선제공격을 열렬히 찬성하는 그의 대북 정책 참여로 이제 막 대화 국면으로 접어든 북미 관계가 다시 냉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존 볼턴 <사진=뉴시스/AP통신> |
오는 4월 9일부터 허버트 맥매스터 보좌관의 바통을 이어받을 볼턴 전 대사는 평생을 보수주의자로 살아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북한과 이란에 대해서는 강경론자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지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을 담당했고, 2005~2006년에는 유엔주재 미국 대사로 활동했다.
볼턴 전 대사는 북한에 대해 선제공격을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북한 핵무기로 제기된 현재의 '필요성'에 선제공격을 통해 대응하는 것은 미국에 지극히 합법적"이라고 표현했다. 또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정보 격차를 고려할 때,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작년 9월 폭스뉴스에서는 "유일한 외교적 옵션은 남한이 북한을 장악하게 함으로써 북한 정권을 종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볼턴 전 대사는 한국의 '햇볕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볼턴 전 대사의 강경한 태도는 이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2015년 3월 "이란의 폭탄을 막기 위해, 이란을 폭격하라"는 NYT 기고문에서 "불편한 진실은 1981년 이스라엘의 이라크 사담 후세인의 오시라크 원자로에 대한 공격이나 2007년 북한이 설계하고 만든 시리아 원자로 파괴 같은 군사적 행동만이 필요한 걸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 초기부터 주요 직책 후보로 거론돼왔다. 하지만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전 대사를 기용하길 주저한 데는 그의 '바다코끼리 같은 콧수염'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일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볼턴 전 대사의 임명 소식에 깜짝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민주·코네티컷)은 "대통령 집무실에서 국가 안보 문제에 있어 1인자가 될 그는 이란과 북한에 선제 공격을 가해야 한다고 열정적으로 믿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로이터통신은 볼턴 전 대사가 국가안보보좌관에 취임해 북한과 대화가 잘못되고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와 북한과 대화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한 한국 의원의 발언을 소개했다.
중국 인민대학교의 스인홍 미중 관계 전문가는 볼턴의 임명은 중국과 미국의 의견이 안보 문제에서 일치할 거라는 희망을 더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본 국립정책연구대학원대학의 미치시타 나루시게 교수는 볼턴의 압박과 제재에 대한 주장은 "좋은 소식"이었지만, 그의 강경함은 북한 문제를 다룰 때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