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최근 한 주 사이 미국 주식펀드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유동성 턴어라운드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친 셈이다.
페이스북 스캔들이 IT 섹터 전반의 투자심리를 냉각시킨 데다 무역전쟁 리스크를 빌미로 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페이스북 <사진=블룸버그> |
23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한 주 사이 미국 주식펀드에서 249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전주 346억달러에 달하는 사상 최대 유동성이 밀려들면서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를 높였지만 추세적인 반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특히 IT 섹터의 ‘팔자’가 두드러져 5000만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회원 정보가 유출된 데 따른 파장이 투자 심리를 강타한 것으로 확인됐다.
퍼시픽 라이프 펀드 어드바이저스의 맥스 고크만 자산배분 헤드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IT 섹터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주식펀드 전반의 매도를 부추겼다”며 “IT 종목에 대한 매도가 상당 기간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른바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모기업 알파벳)과 그 밖에 애플을 포함한 대형 IT 종목은 지난 16일 이후 6.6% 급락했고, 같은 기간 페이스북은 11%에 달하는 낙폭을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움직임과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 리스크도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을 촉발시킨 배경으로 지목된다.
연준은 제롬 파월 신임 의장이 취임 후 첫 통화정책 회의를 주도한 가운데 연방기금 금리를 1,50~1.75%로 25bp 올린 한편 2019년 세 차례의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하락 압박과 변동성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수입품에 대해 연 500억달러 규모의 관세를 전격 발표하면서 중국의 보복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는 보잉을 포함한 관련 기업의 주가를 끌어내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하이일드 본드 펀드에서도 자금이 이탈,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을 반영했다.
EPFR에 따르면 유럽 투지등급 채권 펀드가 18주 연속 자금 유출을 나타냈고, JP모간에 따르면 연초 이후 해당 채권에서 34억유로의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