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은빈 기자] 일본 야당의원들이 26일 오전 모리토모(森友) 학원의 전 이사장을 접견했다. 일본 정계를 뒤흔들고 있는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 의혹과, 재무성의 결재문서 조작사건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서다.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 전 모리토모 학원 이사장은 이날 접견에서 아베 총리에 대해 "거짓말을 해선 안된다"고 발언했다.
2017년 3월 23일 가고이케 야스노리 당시 모리토모(森友)학원 이사장이 일본 도쿄 국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26일 NHK와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이날 오전 야타 와카코(矢田稚子) 민진당 의원, 모리 유코(森ゆうこ) 자유당 의원,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穂) 사회민주당 의원 등 3명이 가고이케 전 이사장을 접견했다고 밝혔다. 접견은 오사카 구치소에서 약 50분 정도 이뤄졌다.
세 의원은 접견 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의원들에 따르면 가고이케 이사장은 "정부의 압력으로 유치된 상태 같다"며 "빨리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가고이케 전 이사장은 자신이 아베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昭恵) 여사나 여사 측 직원에게 수시로 초등학교 건설 진척 상황을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아키에 여사에게는 직접 휴대전화로 연락해 "잘됐네요"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작년 2월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 문제가 표면화된 이후엔 재무성 직원으로부터 "몸을 숨겨라"라는 지시를 받아 그대로 따랐다고 했다.
세 의원은 가고이케 전 이사장에게 아베 총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냐고 물었다. 이에 가고이케 전 이사장은 "2015년 9월 아키에 여사에게 100만엔 기부를 받았다는 건 사실이며, 어째서 숨기는 것인가"라며 "거짓말을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현재 아베 총리는 100만엔을 기부한 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날 가고이케 전 이사장을 접견한 후쿠시마 의원은 "아키에 여사가 (모리토모 학원과) 어떤 관계인지 스스로 설명하길 바란다"며 아키에 여사의 증인 환문(소환신문)을 요구했다.
반면 아베 총리는 아키에 여사가 모리토모 사건과 연관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마시코 데루히코(増子輝彦) 민진당 간사장은 아베 총리에게 가고이케 전 이사장의 접견 내용을 언급하며 "아키에 여사가 설명할 책임이 있다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가고이케 전 이사장의 발언에 지나지 않는다"며 "아내는 명확하게 '그런 말은 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으며, 조작 전 문서를 봐도 아내가 관여되지 않았다는 점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내의 일은 전부 내가 총리대신의 책임을 갖고 대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7일에는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 당시 재무성 이재국장이었던 사가와 노부히사(佐川信久) 전 국세청장의 국회 환문이 예정돼 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