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은빈 기자] 일본 최대 메신저 어플리케이션 LINE(라인)이 노무라홀딩스와 손을 잡고 공동출자로 증권회사를 설립한다. 메신저를 이용한 주식 매매 중개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챗봇상담 등의 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라인 로고 <출처=라인> |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라인과 노무라홀딩스는 오는 5월 '라인 증권'을 설립할 예정이다. 노무라가 본업인 증권업에서 비금융사와 공동출자회사를 만드는 건 처음이다. 라인 증권은 라인이 51%, 노무라가 49% 출자하고, 대표이사는 양사가 1명씩 파견하기로 했다.
라인은 일본 국내에서 월간 7300만명이 이용하는 최대 메신저 어플리케이션이다. 노무라 측은 라인 이용자에게 일본 국내 개별 주식이나 해외 주식에 분산투자할 수 있는 투자신탁 등 자산운용 수단을 제공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결제서비스 '라인 페이'를 연동한 서비스도 계획 안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AI를 활용한 챗봇 상담이나 콜센터 운영 등 고객서비스에서도 상승효과도 전망된다.
라인은 핀테크 분야를 성장동력으로 보고, 2018년 150억엔(약 1496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금융 자회사인 '라인 파이낸셜'을 설립해 금융청에 암호화폐 교환업 등록을 신청했다.
일본의 인터넷 증권회사 '폴리오'에도 출자해, 올해 하반기엔 메신저를 이용한 금융상품 판매에도 나선다. 이 서비스는 'AI', '걸스 트렌드' 등 테마를 설정해 개별주식 10종목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주는 서비스로, 주식 초보가 공략대상이다. 라인 측은 대출, 보험 등 금융상품 판매도 검토하고 있다.
신문은 "노무라 증권은 지난 2016년 라인이 신규상장할 때 주 간사를 맡는 등 두 회사의 관계는 가까운 편"이라며 "최근 일본에서 '저축에서 투자로' 향하는 분위기가 강해진 데다 현역 직장인 층의 자산 운용 니즈를 노려 수익을 내야한다는 데 양사의 생각이 일치했다"고 전했다.
라인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일본 국내 이용자는 전년 대비 10% 가량 증가한 반면, 해외 이용자는 6% 감소한 상태다. 이에 일본 내 고객기반을 살려 메신저를 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동시키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노무라 역시 현역 고객층을 개척하는 게 장기적인 과제였기 때문에, 20~50대 이용이 많은 라인과 손을 잡는 데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했다. 노무라 증권은 530만 이상의 계좌 수로 일본 내 최다를 자랑하지만, 고객의 대부분이 60~80대 고령층이라는 약점이 있다.
한편, 압도적인 이용자를 바탕으로 금융업 진출을 꾀하는 회사는 라인 외에도 많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내 2위 통신사인 KDDI는 지난 1월 다이와(大和)증권 그룹 본사와 손을 잡고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다.
신문은 "증권회사도 타 업종과 연대를 통해 '고령화의 벽'을 넘어서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