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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민경 기자] 매각이 가시화되고 있는 ING생명이 M&A 기대감에 따른 주가 동력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KB와 신한 등 금융지주사들의 높은 관심도, 지난해 ING생명의 도드라진 실적모멘텀에도 불구하고 연초이후 주가는 계속 꼬꾸라지는 상황. 증권가에선 추후 대주주 변경에 따른 고배당 기대 상실, 인수이후 자본차감 우려 등이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NG생명은 전년대비 41.3% 증가한 당기순익을 거두면서 생명보험 5개사 가운데 가장 컨센서스에 근접한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업황 약화로 지난달까지 동반 약세를 보이다 이달 들어 주가는 큰 폭으로 또 떨어졌다. 연초 6만원대를 넘었던 주가는 3월 초 5만대를 기록하더니 최근 4만원 초반대로 떨어졌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본래 배당 기대감이 큰 회사였는데 매각이 가시화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져 주가에 악영향을 준다"며 "주가가 높으면 매각이 어려워지는데 올해 들어 업권 약화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계속 떨어지니 매각 현실화 우려에 팔자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자료=대신증권 HTS> |
◆ 주주친화경영 힘써온 ING생명...목표는 '엑시트'
ING생명은 지난해 도드라진 실적을 보여줬다. 보험업계 최초로 선보인 저해지 환급구조 '용감한 오렌지 종신보험'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신계약 가치가 전년 동기 대비 33.2% 상승했고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4조3423억, 4503억원을 거둬 전년대비 각각 1.8%, 40% 늘었다.
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하겠다고 주주들에게 약속한 ING생명은 지난해 3402억원의 당기순이익 가운데 1968억원을 배당하기도 했다. 무려 58% 가량의 배당성향을 보인 것으로 삼성생명 10.5% 한화생명 7.6%, 교보생명 15%와 비교할때 상당한 파격이다.
이에 증시내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ING생명 주가는 급등했다. 상장 당시 공모가였던 3만3000원에서 지난 2월 6만2100원까지 올랐다. 상장 직후 33.7%이던 외국인 지분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달 37%를 넘어섰다.
물론 이 같은 주주친화적 경영은 MBK파트너스 '엑시트'의 일환이다. ING생명 관계자는 "MBK 인수 이후 회사의 유일한 목적은 대주주 이익 극대화"라며 "인원을 30%가량 줄여 절반 가까이 비용을 줄였다"고 답했다. 이어 "ING생명의 대표적 상품인 저해지환급형 보험은 오래 보유할수록 회사에 부담이 되는 계약"이라며 "매각을 염두에 둔 단기성과에만 치중해 과연 지속가능한 성장인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 증권가 "금융지주-ING생명 M&A, 주주가치 떨어질 것"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ING생명의 주가 향방에 대해 부정적인 편이다. IFRS17를 앞둔 보험업계의 불확실성, ING생명의 높아진 몸값, 금융지주 자본 차감 등으로 인해 이전같이 높은 배당을 기대할 수 없다고 봤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최대주주 변경 여부가 가시화되면 ING생명 주가 상승 동인 중 하나였던 배당정책의 불확실성도 커진다"며 "M&A가 추가적인 주가 모멘텀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병건 DB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대형 은행지주가 무리한 대형 보험 M&A 딜을 감행한다면 자본효율성과 주주가치 관점에서 투자의견 하향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금융업이라도 은행산업과 보험산업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2021년 보험업계 시행을 앞두고 있는 IFRS17(새 국제회계기준)도 불확실성을 더한다. 자본적정성을 허들로 보험업계 재편이 예고된 가운데 금융지주의 잉여자본이 보험사 충당금으로 흘러갈 수 있다. 결국 배당매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이 차감되면서 기존 자본구조 변형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위험요인이다. 자본건전성 기준인 바젤3는 금융지주사가 보험사에 투자할 경우 보통주 자기자본의 10%를 초과하는 금액은 모두 자본비율에서 공제한다. 현재 KB금융은 KB손보 지분을 추가 취득하면서 한도를 넘어섰으며 신한 역시 1조원이 채 남지 않은 상태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공제한도를 넘어선 상황에서 1조원을 투자했을 경우 보통주자본비율을 평균 55bp 하락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KB금융과 신한지주는 ING생명 인수 추진과 관련해 "자회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검토를 진행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힌 상태다.
[뉴스핌 Newspim] 김민경 기자 (cherishming17@newspim.com)